9일 10시40분 공식 일정 취소, 총리 오찬은 가려 했지만 결국 취소… 실종 7시간 만에 발견
  • ▲ 경찰과학수사대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운구해서 산을 내려 오고 있다.ⓒ이종현 기자
    ▲ 경찰과학수사대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운구해서 산을 내려 오고 있다.ⓒ이종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 당일 자취를 감추기 전 정세균 국무총리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 시장은 실종 당일인 9일 공식 일정 외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총리공관에서 정 총리와 오찬을 하기로 했다.

    박 시장 측 "총리와 오찬은 간다고 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오전 총리실에 "시장님의 몸이 좋지 않아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그런데 총리님과 오찬은 가신다고 하니 준비해달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외출하기 직전인 오전 10시40분쯤 "부득이한 사정"으로 당일 일정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박 시장이 출근하지 않은 채 모든 일정을 취소한 상황이었지만, 정 총리와 오찬 약속은 지키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박 시장이 정 총리에게 직접 전화해 "너무 힘들다. 죄송하다"고 말하며 오찬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서울 시민 위해 헌신한 박 시장 유명 달리해"

    정 총리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10여 년간 서울 시민을 위해 헌신한 박 시장이 유명을 달리한 채 발견됐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조의를 표했다.

    한편, 박 시장은 실종 신고된 지 7시간 만인 이날 0시쯤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은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 A씨로부터 최근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박 시장 실종 전날(8일)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출석해 고소장을 제출하고 다음날 새벽까지 고소인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비서로 일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시장은 A씨에게 신체접촉 외 휴대전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적인 사진을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