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전파 가능성 증거 드러나" 브리핑… WHO, 32개국 239명 과학자들 주장 받아들여
  • ▲ 지난 3월 서울 지하철 구로역 1호선 승강장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3월 서울 지하철 구로역 1호선 승강장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보건기구(WHO)가 “우한코로나가 비말(飛沫, 말하거나 숨쉴 때 튀는 작은 침방울)뿐만 아니라 공기로도 전염된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을 인정했다. 다만 특정 조건에서만 공기전파 가능성을 인정했다. 향후 세계 각국의 대중교통 이용 지침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WHO가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우한코로나 전염방식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를 인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마리아 반 케르코브 박사는 “우리(WHO)는 우한코로나가 비말뿐만 아니라 공기와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다닐 정도로 매우 작은 수분 입자)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에 관해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WHO에서 감염 예방·통제를 담당하는 베네데타 알레그란지 박사는 그러나 “우한코로나가 공기로 전파될 수 있다는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혼잡하고 밀폐됐으며 환기가 쉽지 않은 매우 특정한 상황에서만 공기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탁 트인 공간이나 외부에서는 공기전파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었다.

    통신은 전날 세계 32개국 239명의 과학자가 “우한코로나의 공기전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방지침을 수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WHO에 보낼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공개서한에 동참한 호세 히메네즈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는 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의 주장은 WHO를 향한 공격이 아니라 (우한코로나의 공기전파 관련) 증거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과학자들은 WHO가 (우한코로나의 공기전파 관련) 증거를 놓고 공개적 논쟁을 거부한다고 생각해 공개서한을 보내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WHO는 이전까지 우한코로나가 코와 입에서 나온 비말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염되며, 이런 비말은 쉽게 바닥으로 가라앉는다고 말해왔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사람 간 거리를 1m 이상 두면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는 우한코로나 예방지침의 근거가 사실 WHO의 설명에 따른 것이었다는 게 통신의 지적이다. 

    하지만 혼잡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전파가 가능하다면 기존의 우한코로나 예방지침은 무용지물이 된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고 대중이 많이 밀집하는 한국·일본·중국 등의 경우에는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