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안 거치는 안보실장-안보특보에 서훈-정의용·임종석… 방한 비건과 '스몰딜' 협의
  • 청와대가 3일 오후 내정한 임종석(왼쪽)·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박성원 기자
    ▲ 청와대가 3일 오후 내정한 임종석(왼쪽)·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박성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서훈 신임 국가안보실장과 정의용·임종석 신임 대통령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정식으로 임명했다. 

    기존 안보투톱이었던 서 실장과 정 보좌관에 이어 정치권에서 친북인사로 통하는 임종석 보좌관이 더해진 셈이다. 안보실장과 소속 보좌관은 통일부 장관·국정원장과 달리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는다. 이에 세 사람은 이날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곧바로 업무를 개시했다.

    새 외교안보 라인은 영변 핵시설을 중심으로 한 비핵화 조치로 대북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스몰딜+α' 구상으로 미국과 북한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협의해 이 같은 인식을 전달하고 본격적인 대북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6월 남북미 판문점회동 직후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 단지가 진정성 있게 완전하게 폐기된다면 되돌릴 수 없는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의 입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합당 "강단 있는 참모 눈 씻고 찾기 어려워"

    야권에서는 새 외교안보라인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비무장지대(DMZ) 초소 병력 투입 등으로 판문점선언과 9·19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와중에 문 대통령은 3년 만에 외교안보라인을 전격 교체했다"고 전제한 뒤 "새 라인의 면면을 보면 굉음의 폭파로 무너진 대북유화라는 탑만 오랜 기간 쌓아왔던 분들"이라며 "유사시 단호한 대처를 건의할 강단 있는 참모들은 눈을 씻고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미북관계 개선을 통한 남북관계 발전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 시험발사 3주년을 대대적으로 조명하고 자축하기까지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ICBM 시험 발사 재개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친북인사인 임종석 특보가 더해졌으니 미국과 이견을 보일 수 있다는 게 통합당의 우려다.

    한편 미국은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를 고수하는 가운데 워싱턴 조야에서도 스몰딜을 뼈대로 한 비핵화 접근법이 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퍼지는 분위기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가까운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국담당 국장은 최근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 대신 미국이 대북제재의 약 30%를 해제하고 북한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제재를 원상복구하는 스냅백 조항을 추가하는 것을 합의 가능한 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