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는 ‘퇴근 후 외출금지’ 어긴 당 간부 ‘혁명화 조치’…국경서는 송금브로커 ‘간첩’으로 체포
  • ▲ 북한에서 혁명화 조치를 받은 사람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최룡해. 그는 2015년 11월 혁명화 조치를 당했다. 사진은 2018년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백화원 초대소 식수행사에서 최룡해가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에서 혁명화 조치를 받은 사람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최룡해. 그는 2015년 11월 혁명화 조치를 당했다. 사진은 2018년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백화원 초대소 식수행사에서 최룡해가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의 권한대행 역할을 맡은 김여정의 정책을 두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보다 더 심하다”며 원성이 자자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김여정, ‘퇴근 후 외출금지’ 어긴 당 간부에 ‘혁명화 조치’

    방송에 따르면, 김여정은 지난 3월 초부터 김정은 대신 노동당 중앙당을 통제했다. “김여정은 3월 초부터 노동당 중앙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를 모두 관할하며 지휘했는데, 이때 우한코로나 확산을 막는다며 중앙당 간부들에게 퇴근 후 외출금지령을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지난 6월 초, 선전선동부 지도원 한 명이 ‘퇴근 후 외출금지령’을 어기고 바깥에 나갔다 적발됐다. 이 간부는 결국 황해도 농촌으로 퇴출돼 혁명화 처벌을 받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혁명화 처벌이란 노동교화소(교도소) 대신 지방 오지의 협동농장이나 탄광, 공장 등에 배치 받아 강제노동을 하는 처벌이다. 처벌대상자의 가족 또한 평양에서 쫓겨나게 된다. '최고존엄'의 용서가 없으면 평양으로 복귀할 수도, 신분을 회복할 수도 없다. 최룡해도 2015년 11월 혁명화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

    평양의 노동당 간부 소식통은 김여정의 조치를 두고 “중앙당 간부들은 ‘큰 문제도 아닌데 지나친 처벌을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중앙당 간부에 대한 처벌은 김여정이 원칙을 내세워 중앙당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중앙당 간부들은 바짝 긴장해 몸조심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 ▲ 평양에서 열린 대북전단규탄대회. 이런 강제동원 집회 때문에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는 김여정에 대한 원성이 자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에서 열린 대북전단규탄대회. 이런 강제동원 집회 때문에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는 김여정에 대한 원성이 자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양 시민들 또한 김여정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평양 시민들의 규탄대회는 김여정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시내 공장기업소, 대학 등 각 기관 단체를 총동원한 탓에 많은 사람이 일생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고, 일부는 생계도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이었다.

    지난 3월부터 양강도 등서 국가보위성 집중검열로 당 간부 압박

    중국과의 국경에서도 김여정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방송은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3월 김여정이 중국과 북한 국경에 개미 한 마리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내린 뒤 국가보위성이 양강도 국경지역에 대한 집중검열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탈북자들이 가족들에게 보내는 돈을 전달하던 송금브로커 22명이 간첩 혐의로 체포돼 지금도 조사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국가보위성은 이와 함께 양강도 당 간부와 사법기관 간부들의 사생활까지 조사했다고 한다. “과거에도 국경지역에 대한 검열이 많았지만 이번처럼 간부들을 공포에 떨게 한 적은 처음”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예전 같으면 뇌물을 상납하면 덮어주던 국가보위성도 이번 검열은 김여정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 어떤 뇌물이나 배경도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최근 당국의 정책을 보면 최고존엄보다 김여정의 지시와 방침이 더 과격하고 철저히 실행된다는 느낌이 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