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회담-종전선언 모두 文정권 작품"… 北 “한반도 종전선언, 관심 없다”…정의용 "신뢰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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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미북정상회담 자신의 제안이었다고 시인”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폭로했다고 조선일보가 22일 전했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는 2018년 3월 정 실장이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 김정은으로부터 ‘미북정상회담 제안’을 받아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다시 미국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고록에 따르면, 2018년 3월 백악관을 방문한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를 만나고 싶다”는 김정은의 초대(Invitation)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순간 이 제안을 충동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정 실장은 나중에야 (트럼프를 만나) 그런 초대를 하겠다고 자신이 먼저 김정은에게 제안했다는 것을 시인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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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종전선언 또한 문재인 정권 작품 의심”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선언했고, 같은 해 6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의제가 됐던 ‘한반도 종전선언’도 문재인 정권의 아이디어였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종전선언이) 처음에는 북한의 아이디어인 줄 알았다”며 “나중에야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 어젠다에서 온 것이라고 의심했다”고 주장했다. “그것(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해 북한은 문 대통령이 바라는 것으로 보며, 자신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런데 왜 미국이 이를 추진해야 하느냐”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반문했다. 미국 측이 한반도 종전선언을 원하는 것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1년 내에 비핵화해달라”고 요청했고, 김정은이 여기에 동의해 공동선언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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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전 보좌관의 폭로가 전해지자 정 실장은 “사실을 크게 왜곡했다.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실장은 22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내놓은 의견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은) 한국과 미국, 북한 정상들 간의 협의 내용과 관련한 상황을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을 밝힌 것”이라며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지 않았다. 상당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이어 회고록 내용과 관련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이라며 “이는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턴 전 보좌관을 비난했다. 그는 “어제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에도 이 내용을 전달했다”며 “미국이 이런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볼턴 전 보좌관의 ‘처벌’이나 제재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