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의원들에게 계획안 발송… 靑 "강력 유감" 대북경고, 연출 가능성
  • ▲ 김연철 통일부 장관. ⓒ뉴데일리 DB
    ▲ 김연철 통일부 장관. ⓒ뉴데일리 DB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지난 17일 사의를 밝혔다. “남북관계 악화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김 장관의 변이었다. 남북관계가 이처럼 험악한 와중에도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입법을 계속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하던 날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추진


    통일부는 “지난 16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직후 ‘대북 접촉의 허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취지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입법 계획을 국회의원들에게 발송했다”고 조선일보가 18일 전했다.

    “대북 접촉의 허용 범위를 넓히는 한편 지자체를 남북협력사업의 주체로 법률에 명시하는 등 다양한 주체가 조화롭게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법안 개정 취지문을 국회의원들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회합·통신, 그밖의 방법으로 의사소통하는 행위”를 ‘접촉’으로 규정하는 내용도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신설하겠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의견을 지난 15일 국회 의안과에 접수한 뒤 16일 오후 각 의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우편으로 발송했다. “북한이 연락사무소 폭파에 착수하던 시점에 통일부는 ‘대북 교류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견을 보낸 것”이라고 신문은 비판했다.

    이론상 북한 39호실 서울지사 만들 수 있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 ▲ 2018년 10월 국회 정론관을 찾아 남북교류협력 확대를 요구한 주요 지자체장. 최문순 강원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박남춘 인천시장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10월 국회 정론관을 찾아 남북교류협력 확대를 요구한 주요 지자체장. 최문순 강원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박남춘 인천시장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문은 통일부가 최근 급격히 악화한 한반도 긴장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대북 교류협력은 무조건 옳다는 식의 태도가 북한을 오만하게 만들었다”는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의 주장을 전했다.

    문제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이 남북 접촉을 자유롭게 만드는 수준을 넘는다는 점이다. 통일부가 입법예고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가운데 제18조 3항 ‘경제협력사업’ 조항과 제18조 4항 ‘사회문화협력사업’ 조항은 사실상 북한에 한국시장을 활짝 개방하는 내용을 담았다.

    ‘경제협력사업’ 조항은 남북한이 공동사업을 벌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얻는 이익은 외화표시증권·외화표시채권·증권·채권뿐만 아니라 토지·건물 등 부동산, 부동산 사용권 및 수익권, 지적재산권, 광업권, 어업권, 에너지 개발 및 사용권으로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남북한 기업이 서로 상대방 지역 주민을 고용할 수 있고, 상대방 지역에서 용역을 제공하거나 받을 수도 있게 했다. 

    ‘사회문화협력사업’에는 남북한이 공동으로 행사를 열거나 조사·연구가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이 모든 것을 사실상 정부 허락 없이 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이론상으로는 북한 노동당 39호실 소속 외화벌이 기관 ‘대성총국’이 한국의 소위 ‘통일단체’와 함께 서울에 사무실을 차려 사업을 할 수 있고, 북한 인민군 정찰총국 121연구소가 중국 IT업체와 합작으로 인천에 연구소를 차리고 백신사업을 벌여도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