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1일 "정대협·윤미향, 단체 권력화에만 혈안… 거짓말하는 윤미향, 사퇴해야"
  • ▲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 유족회는 1일 오후 인천 강화시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 유족회는 1일 오후 인천 강화시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미향 사퇴하고 정의연 해체하라"고 외쳤다. ⓒ정상윤 기자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보다 단체를 권력화하는 데만 혈안이었다는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증언이 나왔다. 이들은 이번에 드러난 윤 의원의 비리가 "빙산의 일각"이라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전에 정대협과 윤 의원을 무서워했다고 전했다.

    일제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유가족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이하 유족회)는 1일 오후 2시쯤 인천시 강화군의 한 식당에서 '윤미향 사퇴 및 정대협 해체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유족회는 태평양전쟁 당시 군인·노무자·여자근로정신대·위안부 등으로 끌려간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이 1973년 만든 단체다.

    양순임 회장 "정대협·윤미향, 30년간 위안부 문제 악용"

    양순임(76) 유족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대협은 할머니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도 다하지 않은 천인공노할 집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라며 "지난 30년간 위안부 문제를 악용한 윤미향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의연(정의기억연대, 정대협의 후신)을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양 회장은 먼저 '정대협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죽으면 언니들이 묻혀 있는 망향의 동산에 묻어달라는 고 강순애 할머니 유언을 정대협이 무시했다"는 것이다. 결국 "강순애 할머니는 납골당에 안치됐다"고 한다. 

    양 회장은 "할머니 이름을 새긴 비석 하나 세우는 비용이 그렇게 아깝다는 말이냐"며 "유족회가 힘이 없어 고인을 차디찬 납골당에 모셔두고 있어 송구스럽다"고 개탄했다.

    윤 의원과 정대협이 유족회의 업적을 가로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고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세 명의 위안부 할머니 등 총 35명의 원고단이 일본으로 건너가 한일협정 이후 최초로 대일소송을 벌였다"며 "그때만 해도 정대협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미향은 소속 단체도 없이 원고단에 끼고 싶어했다"며 "그날 이후 윤미향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정대협을 만들었고, 할머니들에게 접근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고 부연했다.

    "유족회는 정대협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문제 해결에 노력해왔다"고 밝힌 양 회장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송두리째 훔쳐간 정대협은 정의롭지 못한 이익단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양 회장은 "유족회가 끊임없이 정부에 요구해 피해자들을 위한 주거 해결책인 '위안부생활안정지원법'이 만들어졌다"며 "하지만 정대협이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47명의 명단을 확보한 뒤 자신들이 주도한 것처럼 꾸몄다"고도 비난했다.

    업적 가로채고 할머니 모욕한 정의연… "죽여버리고 싶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설립된 정대협이 오히려 할머니들을 모욕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양 회장은 "1995년 조성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던 아시아여성기금을 정대협은 격렬히 반대했다"며 "정대협은 기금을 받은 7명의 할머니를 '공창' '매춘부'라고 부르며 일본 극우들보다 더 심한 말을 했다"고 개탄했다.
  • ▲ 양순임 유족회 회장은
    ▲ 양순임 유족회 회장은 "할머니들이 생전에 윤미향을 무서워했다"며 "이번에 드러난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했다. ⓒ정상윤 기자
    그러면서 "어떤 누구라도 할머니들한테 '매춘부'나 '공창'이라며 비하할 권리는 없다"며 "그런데 정대협이 할머니들 앞세워 모금도 수차례 했으면서 할머니들을 그렇게 부른 걸 알고 죽여버리고 싶었다"고 분노했다.

    '할머니들이 생전에 윤미향과 정대협을 두려워했다'고도 증언했다. "이번에 드러난 윤미향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정의연의 비위가 드러나지 않은 이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양 회장은 "그런 사람이 국회에 가서 뭘 하겠느냐"며 "더이상 국민들이 속아서는 안 되고 속을 수도 없고 정부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한탄했다.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도 "이 할머니가 폭로할 때는 그 속이 오죽했겠느냐"며 "(윤미향이) 기억력 좋고 영리한 분을 연세 많다고 완전히 치매환자로 비하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할머니가 말하는 것에 대해 (윤미향이) 자성하는 자세가 있어야 하는데 거짓말만 하고 있다"며 "너무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할머니들, 윤미향 무서워했다… 드러난 비리, 빙산의 일각"

    이날 회견에는 위안부 피해자 고 김양엽 할머니의 딸과 아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윤 의원의 행태에 억울하고 분노가 치밀었기 때문'이라고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김 할머니의 딸은 윤 의원을 향해 "30년 동안 돈을 수십억원씩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지 않았나"라며 "기부금이나 후원금을 가져다 집을 몇 채씩 사고 자식들 유학보내고 하며 다 자기가 썼는데, 그런 돈을 다 나눠줘야 하지 않나"라고 힐난했다.

    김 할머니 아들 역시 "이번 일 터지고 이런 사람 하나 때문에 위안부가 이렇게 모욕을 당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분노했다"며 "(윤 의원은) 자기 욕심을 위해 어떤 짓도 다 했고, 인간도 아니다. 죽이고 싶었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양 회장은 "정대협은 더이상 존중받을  가치를 잃어버렸다"며 "정부가 더는 이 단체에 지원금을 보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의연은) 단체 존속을 위해 할머니가 필요한 것이지, 할머니들을 위한 단체가 아니었음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며 "정의연은 수십년 동안 할머니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친 단체에 불과하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이상 사법처리에 앞서 먼저 해체되는 게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