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이규민 당선인 소개로 7억5천만원에 '쉼터' 매입시세보다 3~4억 높은 가격 지불… 지난달 헐값에 팔아 '의문' 증폭
  •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있는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이곳은 지난 2013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로 매입했다. ⓒ이종현 기자
    ▲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있는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이곳은 지난 2013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로 매입했다. ⓒ이종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건립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애당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로 세워진 이 곳이 사실상 펜션처럼 사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주택 거래 당사자와 중개자가 서로 아는 사이였고,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시세보다 3억~4억원가량 비싸게 쉼터를 매입했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대협은 정의기억연대의 전신으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대표를 맡고 있었다.

    10억 기부받자 '쉼터 장소', 서울에서 안성으로 변경


    정대협은 2013년 9월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 상촌새말길에 위치한 토지 242평(800㎡), 연면적 195.98㎡(59평) 건물을 7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현대중공업이 2012년 8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짓는 사업에 10억원을 지정 기부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정대협은 현대중공업에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서울 마포구 성미산 인근에 짓기로 한 사업계획을 올려 기부를 받았다. 그런데 정의연은 2013년 8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쉼터를 경기도 안성시에 짓겠다"며 장소 변경을 신청했다.

    공동모금회와 현대중공업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2013년 9월 12일 상중리에 있는 2층짜리 주택의 매매가 이뤄졌다. 소유권 이전은 같은 해 10월 16일 접수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해당 주택이 들어선 대지는 2007년 4월 안성신문 운영위원장이자 건축업자인 K씨가 부인 명의로 3525만원에 샀다. 주목할 만한 점은 K씨가 이 곳에 주택을 지은 시기다.

    등기부등본상 해당 주택의 소유권 보존 등기는 2012년 11월에 이뤄졌다. 현대중공업이 10억원을 지정 기탁하겠다고 밝힌지 3개월 만에 2층짜리 주택을 세웠다는 이야기다.

    정대협이 이 주택을 살 때 중개를 맡은 인물은 당시 안성신문의 대표였던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경기 안성)이었다.

    2013년 11월에 보도된 안성신문 기사에 따르면 K씨가 운영하는 OO스틸하우스에서 해당 대지에 집을 지었고, '주인을 기다리던 집'과 '쉼터'를 찾고 있던 정대협을 연결해준 장본인이 안성신문 이규민 대표였다.

    이규민 당선인은 정대협이 진행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운동에 참여한 바 있고, 윤미향 당선인은 지난 총선에서 이 당선인의 지지를 선언했다.
  • 자료 출처 : 곽상도 의원실.
    ▲ 자료 출처 : 곽상도 의원실.
    "왜 시세보다 더 비싸게 샀는지 밝혀야"

    이처럼 '지인 관계'인 이들이 시세보다 몇 배 높은 가격으로 해당 주택을 거래했다는 의혹도 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매입 당시 시세를 정리한 표를 올린 뒤 "안성 쉼터를 매수할 때 시세보다 비싸게 산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정대협이 쉼터를 매입한 2013년 전후 시점으로 2011년 1월부터 2015년 12월 주변 거래 내역을 조회한 결과, 연면적·대지면적 차이와 입지조건 등에 따라 금액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매입 시 적정한 시세로 매입했는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자료에 따르면 쉼터와 건축 시기와 규모가 엇비슷한 주택(255평 이상)들이 2012~2014년 2억원에서 4억원 사이에 팔린 것으로 드러나 당시 쉼터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주택을 지은 K씨도 2012년 안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OO스틸하우스는 평당 350만원에서 400만원 내외로 지어진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토대로 59평 건물을 짓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하면 대략 2억3600만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온다.

    이와 관련, K씨는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살려고 지은 집이고,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좋은 벽돌을 써서 열심히 지었다"며 "원래는 8억~9억원을 생각했고, 더 비싸게 팔려고 했는데 이 당선인이 좋은 뜻으로 쓸 것이라고 하니까 팔았다"고 해명했다.

    "쉼터 매입 때 비싸다는 생각 안 했다"


    윤 당선인은 17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쉼터를 7억5000만원에 사들였다가 최근 이보다 3억원 이상 낮은 4억2000만원에 팔기로 한 것'에 대해 "(매입 당시) 비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초부터 쉼터의 사용 목적에 적합하고, 예산 내 집행이 가능할지 여부만 고려했기 때문에 가격에 대해선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는 말이다.

    또한 뒤늦게 장소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선 "처음에는 서울 마포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근처에 힐링센터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현대중공업이 기부하기로 한 10억원으로 서울에서 마땅한 곳을 구매하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이규민 당시 안성신문 대표 소개로 K씨를 만나 주택을 구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