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는 내 책임" 당선-낙선자에 전화 돌리며 ‘유감’… '단순 인사' 확대 해석 경계 목소리도
  •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1대 총선일인 지난 4월 15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당직자들과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1대 총선일인 지난 4월 15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당직자들과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21대 총선에서 참패하며 사퇴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활동을 재개했다. 황 전 대표는 당내 당선자들과 낙선자들에게 두루 전화를 돌리며 총선 패배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막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한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향후 정국과 관련된 계획이나 일선 복귀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미래통합당 소속의 한 의원은 12일 본지에 "(황교안 전 대표가) 전화를 해 오셔서 미안하다는 말씀을 했다"며 "패배는 자신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니 비판은 자신이 안고 가겠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선됐으니 앞으로 국민들께 좋은 정치로 보답해 주고,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앞장서서 막아달라는 당부도 하셨다"고 전했다.

    추경호 "선거 끝나고 황망히 가셔서… 인사 차원일 것"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통합당 소속의 다른 의원은 "(황교안 전 대표가) 미안하다는 말씀과 함께 문재인 정부를 막기 위해 원외에서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하셨다"고 12일 말했다. 

    민경욱 의원은 "전화가 오셔서 그냥 소주나 한잔 하자고 하셨다"고 밝혔다.

    황 전 대표의 전화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 전 대표 체제에서 전략기획부총장을 지내며 각별한 인연을 자랑한 추경호 통합당 의원은 12일 본지에 "나는 따로 전화를 받지 못했다"면서 "선거가 끝나고 황망히 가셨으니 인사하시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황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 21대 총선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6시간여 만에 당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당시 황 전 대표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부디 인내를 가지고 통합당에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황 전 대표의 활동이 포착된 것은 이후 약 한달 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