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A할머니 "위안부 지원금 1억 받지 말라고 종용"… 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의혹 여전
  • ▲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 ⓒ연합뉴스
    ▲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 시절 일본으로부터 받은 지원금 수령을 원하는 위안부 피해자 A할머니에게 "받지 말라"고 종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1일 중앙일보는 A할머니의 친필 서신 2장을 공개했다. 이들 서신은 A할머니가 지난 3월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보낸 것이지만, 실제로 전달되지는 않았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윤미향, 일본 돈 받지 말라고 종용했다"

    A할머니는 이 서신에서 "(정부가) 일본 돈 10억 엔을 받아와서 정신대 할머니들한테 1억원씩 줄 때 윤미향이 전화와서 '할머니 돈 받지 마세요. 정대협 돈 생기면 우리가 줄게요'라면서 절대 받지 못하게 했다"며 "그런데 나는 억울해서 받아야겠다"고 적었다. 

    이는 윤 당선인이 A할머니의 자발적 의사와 선택권을 무시했다는 주장으로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 중심주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한 윤 당선인의 당시 발언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앞서 일본은 2015년 우리 정부와 12‧28위안부합의에 따라 10억 엔의 지원금을 거출했다. 정부는 이 지원금으로 화해‧치유재단을 출범시켜 피해자 지원에 나섰다.

    한편 윤미향 당선인 측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사이의 이번 '논란'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구명운동에 앞장서온 이용수(92)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투명성 논란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이용수 할머니는 7일 '수요집회'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정의기억연대의 '위선'과 '부도덕성'을 폭로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당시 "참석한 학생들이 시간을 내서 오는데도 단체에서 학생들에게 점심 한번 사 먹인 적 없다"며 정의기억연대가 받은 기부금의 사용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또 "집회 때 돈 없는 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기부하지만 내가 벽시계 하나 사달라고 해도 안 사주더라"며 "수요집회에서 받은 성금은 할머니들한테 쓰이지 않고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들과 함께하는 할머니는 피해자라며 챙기지만, 단체에 없으면 피해 할머니라도 신경 안 쓰는 걸 봤다"면서 "30년간 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고 개탄했다.

    "벽시계 하나 안 사준" 정의기억연대… 전체 모금액의 18.7%만 할머니들께 지원

    이에 윤 당선인 측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을 통해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졌다"며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윤 당선인은 "정의기억연대의 활동과 회계 등은 정말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사받고 보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모금 목적에 맞게 사업도 집행하고 있다"며 "1992년부터 할머니들께 드린 지원금 등의 영수증을 할머니들 지장이 찍힌 채 보관 중"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0일 한 언론매체는 정의기억연대가 지난 4년 동안 49억2000만원의 모금액 중 18.7%인 9억2000만원가량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피해자 할머니보다 다른 용도에 '모금액'을 더 많이 쓴 셈이다. 

    이와 관련, 정의기억연대 측은 전체 회계자료 공개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