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원인은 미국" 中 주장에… 美 “손배 청구” 분노… 中 변호사, 급기야 美 고발
  • 우한코로나 관련 브리핑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한코로나 관련 브리핑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이 “코로나-19는 미국이 퍼뜨린 것”이라는 주장을 펴자 미국에서는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퍼졌다. 중국은 관영매체를 동원해 막말까지 하며 반발했다. 중국의 한 변호사는 미국이 중국에 코로나-19를 퍼뜨렸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우파진영 “중국, 코로나-19 배상해야” 환구시보 “지랄병 같은 제의”

    중국이 관영매체를 동원해 막말을 하게 만든 발언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를 통해 나왔다. 미국에서 “중국에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과 폭스뉴스 등 우파진영이다.

    짐 뱅크스 공화당 하원의원(인디애나 제3지구)은 이날 폭스뉴스의 ‘터커 캐리슨 투나잇’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는 코로나-19가 미국에 끼친 피해와 관련해 중국에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미국 채무 대부분을 감면하라고 강요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라도 중국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뱅크스 의원은 지난 2월5일 다른 34명의 의원과 함께 중국 관영 영자매체 차이나데일리가 외국대리인등록법을 위반했다며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는 당시 “중국 정권이 저지르는 폭력을 감추려는 혐오스러운 선전도구가 차이나데일리”라고 강조하는 등 중국에 강하게 반대한다.

    뱅크스 의원이 “중국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중국은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를 통해 “역병 아래 미국에서 출현한 가장 지랄병 같은 제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심지어 환구시보는 ‘지랄병’이라는 표현을 기사 제목에 그대로 썼다.

    하지만 환구시보 때문에 미국이 움츠러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코로나-19 대책 브리핑에서 "중국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적힌 원고를 직접 ‘중국 바이러스’라고 고친 것도 언론에 포착됐다.
  • 시진핑이 우한시를 찾은 뒤 중국 관영매체들은
    ▲ 시진핑이 우한시를 찾은 뒤 중국 관영매체들은 "우한코로나 근원지는 미국"이라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뉴시스 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우한군인체육대회 참가한 미군이 바이러스 퍼뜨렸다”

    미국에서 “중국이 코로나-19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3월 초순부터 나왔다. 중국 때문에 이런 주장이 나왔다. 지난 2월27일 중국 역학전문가 ‘중난산’은 “코로나-19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확실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후 중국 관영매체들은 해외 언론과 정부에 “코로나-19를 우한바이러스 또는 중국바이러스라 부르지 말라”고 큰소리쳤다. 나아가 3월 초부터는 “코로나-19의 원인은 미군”이라는 주장을 폈다. 

    내용은 이렇다. 2019년 10월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군 가운데 독감증상을 보인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독감환자 가운데 나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2019년부터 2020년 2월까지 3400만 명의 독감 환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2만여 명이 숨졌다. 이 중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인데 미국이 진실을 은폐한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처음에는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돌던 음모론에 불과했다. 하지만 3월 초순 관영매체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현재는 중국의 공식 주장이 됐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서 독감으로 진단받았던 일부 환자들이 실제로는 코로나-19 환자였다”며 “이 병을 중국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은 전적으로 틀렸다”고 주장했다. 12일에는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미군이 우한으로 코로나-19를 옮겼을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중국 정부의 주장을 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 퍼지는 바이러스는 중국바이러스”라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지는 우리 모두 안다”면서 “그건 중국바이러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군이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주장? 그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우한코로나 확산 당시 현장에 투입된 한 병원의 깃발과 의료진.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불투명한 전염병 통제와 관리 때문에 팬데믹이 일어났다고 지적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한코로나 확산 당시 현장에 투입된 한 병원의 깃발과 의료진.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불투명한 전염병 통제와 관리 때문에 팬데믹이 일어났다고 지적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이 코로나-19 배상해야”…중국 몰염치에 분노하는 미국

    미국 우파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회피하기 시작할 때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일 폭스뉴스의 제시 워터스는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일에는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이 “코로나-19는 중국산”이라고 지적했고, 11일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코로나-19는 미국에서 생긴 게 아니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가 근원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처럼 코로나-19 손해배상을 추진하는 이유는 중국의 불투명성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를 맨 처음 알았으면서도 사실을 은폐, 귀중한 두 달을 허비했다”며 “결국 수백만 명이 우한시에서 빠져나가 전 세계가 재앙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일처리를 똑바로 못해 지금 많은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며 “중국은 투명한 정보공개를 억누르려고만 할 뿐 정작 바이러스는 억누르지 않았다”고 코로나-19 팬데믹의 원인으로 중국을 지목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반박은 현재진행형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변호사 량쉬광이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묻는다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20만 위안(약 3570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고 한국일보가 전했다. 

    량쉬광은 미국의 연방정부·질병통제예방센터(CDC)·국방부·군사체육이사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코로나-19를 중국바이러스로 부르지 말고 중국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