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소년 부모 "아들, 3주 동안 외출 자제… 마스크 줄 선 뒤 '41.5도' 고열에 시달려"
  • ▲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약국 앞에서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시민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박성원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약국 앞에서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시민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박성원 기자
    대구 영남병원이 최근 사망한 정모(17) 군의 사인을 '우한코로나(코로나-19)'로 썼다가, 이후 '일반폐렴'으로 바꾸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군 사인이 우한코로나라면, 이는 우한코로나로 인해 10대가 사망한 국내 첫 사례가 된다. 

    1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군의 사망진단서에는 '코로나 폐렴에 의한 급성호흡부전'이라고 돼 있다. 정군의 사망일시는 지난 18일 오전 11시16분으로, 발병일시는 '미상'이다. 정군 부모는 이 사망진단서를 장례식장과 학교에 제출한 직후 '사망 원인을 일반폐렴으로 바꿔주겠다'는 영남대병원 측의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정군의 아버지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갑자기 영남대병원 측에서 연락이 와 사망 원인을 일반폐렴으로 바꿔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판정이 나왔지만 '의료진은 우한코로나로 보고 있다'며 머뭇거렸다"며 "그래서 사망진단서를 처음 우한코로나로 떼 줬는데, 다시 일반폐렴으로 바꿔준다길래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감염 여부 드러나지 않아… "마스크 구매 줄 선 뒤 발열증상" 

    정군의 우한코로나 감염 여부는 현재 명확히 전해지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여러 번 시행한 우한코로나 검사 결과 정군은 음성이었으나, 추가로 시행한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일단 미결정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앞서 정군은 지난 13일 발열증상을 보여 경북 경산중앙병원을 방문, X선 검사에서 폐렴 징후가 나와 같은 날 오후 영남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정군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혈액투석·에크모(ECMO·인공심폐장치) 등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사망했다. 정군은 기저질환이 없었다다.  

    정군은 병원을 찾기 전인 10일 밤부터 발열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매한 직후였다. 정군의 체온은 12일 오후 경산중앙병원을 찾을 당시 41.5도나 됐다. 의사는 당시 선별진료소가 닫아 우한코로나 검사를 13일 해야 한다며 해열제 등을 처방했다고 한다.  

    정군의 부모는 "아들은 내가 운영하는 학원에 한 번 들른 것 외에는 최근 3주 동안 외출한 적이 없었다"며 "우한코로나 감염을 의심하기 어려웠고, 감기약을 먹었는데도 열이 내리지 않아 병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