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군소정당 후보들에 10번 이내 순번 부여할 듯… '통진당 계승' 민중당도 타진
  • ▲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정당에 비례대표 후보 선순위를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정당에 비례대표 후보 선순위를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에 급진적 공약을 내세우는 군소정당들이 속속 합류하며 이들의 원내 진입이 가시화했다.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비례연합정당 후보들에게 상위 순번을 부여하기로 하면서다. 민주당은 녹색당과 미래당에 참여를 독려하면서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민중당의 참여에는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17일 비례연합정당 참여와 관련해 기본소득당·시대전환·가자평화당·평화인권당 등 원외정당과 참여협약에 서명했다. 녹색당과 미래당은 플랫폼(틀) 정당인 '시민을위하여'와 '정치개혁연합'을 두고 고민 중이지만 결국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친문 '시민을위하여'와 비례연합정당 구성

    민주당은 당초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친문인사 위주의 '시민을위하여'와 녹색당 소속 하승수 변호사와 민주화운동 원로들이 주축이 된 '정치개혁연합'과 함께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치개혁연합'이 총선 후에도 비례연합정당의 존속을 주장하면서 민주당은 '시민을위하여'와 독자적으로 비례연합정당을 꾸리는 방안으로 급선회했다. 

    문제는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려는 군소정당들의 공약이 매우 급진적이라는 점이다. 참여를 확정한 기본소득당은 기존 노동당에서 분리돼 창당된 정당으로 전국민 기본소득 60만원 지급을 공약했다. 시대전환도 같은 공약을 이미 확정발표했다

    민주당 "10번 이후로 우리 당 비례후보 배정하는 방안 유력"

    참여를 고민하는 녹색당은 2030년까지 원전 폐기와 동성애 허용, 남한 병력 감축, 주민번호 성 표시 삭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군소정당들이 이 같은 공약을 기반으로 비례연합정당에서 우선순위를 받게 되면 급진적 좌파 후보들의 원내 진입이 용이해진다. 녹색당과 미래당은 17일, 국회 정문에서 군소정당 비례후보 우선 배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도 군소정당의 주장에 호응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다가오는 총선에서 비례연합정당에 10번 이후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이름을 올린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17일 "10번 이후로 우리 당 비례후보들이 순번을 받는 것이 사실상 확정"이라며 "원내에 진입하지 못했던 군소정당을 배려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안대로라면 군소정당이 최대 10석에 달하는 의석을 배정받게 된다.

    비례연합정당에는 통진당을 계승한 민중당도 참여를 타진한다. 민중당은 이날 당 내부적으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하고 22일 중앙위원회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중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이를 달갑지 않게 보기 때문이다. 

    민주 "녹색당·미래당 참여 여부는 이번주까지"… 민중당에는 '부담'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민중당이 참여한다면 과거 통진당과 연계한다는 공세가 나올 것이 뻔한데 굳이 같이 갈 필요가 있느냐"며 "괜한 오해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도 같은 날 이해찬 대표와 당내 중진의원들의 오찬 직후 민중당 참여와 관련해 "민중당은 정치개혁연합에 참여하겠다는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과 함께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5개 정당 비례연합정당 참여협약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플랫폼의 선택을 문제로 참여를 결정하지 못한 녹색당·미래당, 정치개혁연합과 통합에 대해 이번 주까지 합류 여부를 기다리겠다"며 참여 정당을 모두 언급했지만, 민중당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