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NK “북한군 보고서, 격리자 3700명…부대 시찰 갔던 총참모장, 김정은 명령으로 격리”
  • 마스크를 쓴 북한군 병사들을 사열하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스크를 쓴 북한군 병사들을 사열하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는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없다”고 자랑하는 북한에서 지난달까지 군인 18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서열 2위인 총참모장도 김정은의 명령으로 한때 격리됐다고 한다.

    북한군 내부 보고서 “1~2월, 우한폐렴 사망자 18명”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 6일 북한군 군의국(의무사령부에 해당) 보고서를 인용, “올해 1월과 2월 북한군 내 우한폐렴 의심 사망자가 180명이고, 격리자가 3700명”이라고 전했다. 사망자와 격리자 수는 육·해·공군, 전략군, 각 사령부의 보고를 종합한 결과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의심 사망자라고 한 것은 북한군 내에 우한폐렴 진단키트가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진단을 못한 탓이다.

    우한폐렴 사망자와 확진자자 많이 나온 지역은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함경북도 등 중국과 국경을 맞댄 곳이다. 국경경비대 소속 환자가 가장 많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북한군 군의국은 각 군에 폐렴과 결핵, 천식, 감기 환자 가운데 고열로 죽거나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수를 빠짐없이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를 내렸다”면서 “질병으로 2달 동안 180명이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북한군이 발칵 뒤집혔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는 10일 “북한군 총참모장 박정천도 20일 동안 격리됐다 지난 2월 말 풀려났다”고 전했다. 총참모장은 북한군 서열 2위다. 그는 우한폐렴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고 한다.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장성들이 이용하는 평양 서성구역 장산초대소에 격리돼 있었다.

    박정천은 지난 1월 말 우한폐렴으로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고 지역 간 이동을 통제한 뒤 91훈련소 등 평양 외곽 부대를 직접 찾아가 지휘관과 수백 명의 병사를 만났다. 이 사실이 알게 된 김정은은 박정천을 나무란 뒤 20일 동안 격리됐다.
  • 김정은의 뒤에 서 있는 박정천 북한군 총참모장.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의 뒤에 서 있는 박정천 북한군 총참모장.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총참모장이 돌아다니다 감염되면 어떡할 거냐”

    김정은은 “개인의 몸이 아닌 군 총참모장이 지금 같은 시국에 그렇게 돌아다니다 감염이라도 되면 어떻게 하려느냐”고 나무란 뒤 박정천에게 20일 간의 격리를 명령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북한군은 현재 우한폐렴과의 전쟁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 부족 때문에 방역과 역학조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북한군은 또한 우한폐렴 의심 사망자들의 시신을 소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모든 우한폐렴 의심 사망자를 화장했다”는 일전의 소식과는 달랐다.

    매체는 “(사망한 사람이) 너무 많고, 또 화장을 하다보면 감춰야 할 소식이 밖으로 새어나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군 병원에서 사망자를 화장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갑자기 화장을 많이 하면 오히려 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군 수뇌부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환자의 이동경로 추적 등 역학조사, 기저질환이 있는 장병들에 대한 예방적 관리도 북한군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북한군 수뇌부는 “향후 우한폐렴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부대별로 집계를 해 전투력 평가에 반영할 것”이라는 지침도 밝혀, 현재 북한군은 병사들을 잘 먹이려 안간 힘을 쓰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