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조선’ 인민배우 김정화 기사에 등장인물 얼굴 합성… 방역물자 부족 심한 듯
  • ▲ 북한 '민주조선'이 지난 2월 29일 게재한 기사에 첨부한 사진. 합성이 너무 조잡해 바로 알 수 있다. ⓒ민주조선 홈페이지 캡쳐.
    ▲ 북한 '민주조선'이 지난 2월 29일 게재한 기사에 첨부한 사진. 합성이 너무 조잡해 바로 알 수 있다. ⓒ민주조선 홈페이지 캡쳐.
    북한이 내각기관지에 ‘합성사진’을 게재했다. 합성 대상이 마스크여서 북한의 방역 상황을 짐작케 했다. 지난 9일 “김정은이 마스크 등 방역물자를 지원해 달라는 친서를 보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거절했다”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북한이 선전매체에 마스크 합성사진을 게재했다는 소식은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 보도로 알려졌다. NK뉴스는 “북한 선전매체 상당수가 최근 마스크 합성사진을 게재했다”면서 “우한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평양의 선전선동가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마스크 합성사진을 게재한 매체는 ‘민주조선’이었다. ‘민주조선’은 지난 2월 29일 “우리나라 영화계의 명성 높은 배우 김정화”라는 기사를 내놨다. 기사는 김정화가 ‘내가 본 나라’에 출연했던 일을 떠올리며 수령 독재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에 첨부된 사진 가운데 한 장이 합성사진이었다. 김정화가 한 대학에서 후진들을 양성하는 모습인데 사진 속 인물들 얼굴에 마스크 이미지를 합성했다. 김정화는 북한에 몇 없는 인민배우로, 1급 국기훈장과 공훈배우 칭호를 받았다. 그의 제자들 또한 체제 선전의 최선봉이라는 평양연극영화대학 학생들이다. 그런데도 마스크가 없다는 뜻이다.

    북한에 마스크 등 방역물자가 부족할 것이라는 추측은 많지만 실상은 파악이 어렵다. 다만 지난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중국 단둥 세관에서 물자를 실은 2대의 대형 트럭이 압록강 대교를 건너 신의주 세관으로 들어왔다”는 신의주 보세창고 관리자의 이야기를 전한 바 있어 북한 내 방역물자 부족 상황을 짐작할 수는 있다.

    당시 소식통은 “트럭에는 우한폐렴 방역에 필요한 방호복, 소독약, 마스크 등이 실려 있었다”면서 “이 물품을 실은 트럭이 신의주에 도착하자마자 국가비상방역기관에서 차량을 소독한 뒤 곧바로 평양으로 연결된 국도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양에 고위간부 전용 의료시설이 있다고 하지만 우한폐렴에 대처할 약이 없으며, 의사들이 입어야 할 방호복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주장하며 “고위 간부도 이런데 일반 주민들은 어떻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이야기들은 지난 9일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힘을 실어준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연설 직후 북한 측에 우한폐렴 진단 키트와 의약품을 제공하겠다고 비밀리에 제안했다. 그런데 북한은 마스크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한국 또한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는 실정이라 결국 북한의 요구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같은 날 “(일본 신문의 해당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며 “기본적으로 정부는 남북방역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현 단계에서 북한 측의 지원 요청이 있거나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사안은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