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마스크 수요 많지만, 사람에겐 정이 있으니 한국 지지"… 수입처·가격은 미정
  • ▲ 지난 2월 13일 인천공항 세관이 적발한 중국 밀반출 마스크들. 사람을 빼고 눈에 보이는 것 모두 KF94급 마스크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월 13일 인천공항 세관이 적발한 중국 밀반출 마스크들. 사람을 빼고 눈에 보이는 것 모두 KF94급 마스크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로나-19 사태 초기 한국으로부터 수백만 장의 마스크를 지원받거나 싹쓸이해간 중국이 "한국에 마스크 수출허가를 내줬다"며 생색을 냈다. 외교부는 이를 “중국의 호의”라고 해석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사람에게는 정이 있는 만큼…마스크 팔겠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에 1차적으로 수출할 마스크 500만 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10개 성·시에 적극적으로 조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한국 수출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이 동원한 지방정부는 허난·산둥·랴오닝·허베이·장쑤·푸젠·장시성과, 상하이·선전·텐진시 등이다. 중국은 이들 시·성에 “가급적 빨리 마스크를 확보해 순차적으로 한국으로 수송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관련 정보를 한국 주무부처에 통보했다고 중국대사관은 밝혔다.

    중국대사관은 “지금 중국 국내도 마스크 수요량이 여전히 많지만, 무정한 전염병과 달리 사람에게는 정이 있는 만큼 중국은 국내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한편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이웃 한국을 지지함으로써 전염병과의 전쟁을 함께 이겨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중국, 한국과 특별한 관계 감안해 수출허가” 자랑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10일 “중국이 한국과 특별한 관계를 감안해 수출허가를 했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입업체가 확정되면 수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국 측이 밝힌 내용은 “한국에 마스크를 수출했다”가 아니라 “한국 수출 허가를 내주고, 이를 위해 물량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양측의 수출입업체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물론 가격도 안 정해졌다.
  • ▲ 지난 9일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 앞.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9일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 앞.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럼에도 외교부는 “참고로 중국 측 설명을 들어보니 중국의 하루 마스크 수요는 6억 장인 반면 생산은 1억6000만 장으로 자신들도 넉넉지 않다더라”며 “중국이 한국과 특별한 관계를 감안해 수출을 허가했다”면서 중국의 이번 결정을 높게 평가했다.

    외교부는 이어 “앞서 정부와 각계에서 중국 측에 방역물자를 지원했고, 최근에는 중국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한국을 지원한다”면서 “양국이 상호 지원을 통해 보건위기에 함게 대응하고 협력이 더 강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마스크 110만 장 한국 보냈지만….

    외교부의 말처럼 중국이 한국에 방역물자를 지원하기도 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6일 김건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한 뒤 중국은 N95급 마스크 10만 장, 의료용 마스크 100만 장, 방호복 1만 벌을 보냈다. 이들 물품은 오는 11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국내로 들어온다. 

    정부는 받은 물품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필요한 곳에 전달한다. 외교부는 “중국 측의 따뜻한 온정과 지지에 사의를 표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지난 1월 하순, 중국 우한시와 허베이성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될 당시 서울·경기·강원·전남 등 지자체들은 중국에 마스크 80만 장을 무상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마스크를 싹쓸이할 때도 손을 놓고 있었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10일 밝힌 데 따르면, 우리나라 마스크 수출량의 80%는 중국이 가져갔다. 지난 1월과 2월 마스크 수출량(중량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1배, 67.2배 증가했다. 2019년 중국에 수출한 마스크 대금은 총액이 714만5000달러(한화 85억4000만원)였다. 그런데 올해 1월에는 6135만3000달러(733억1700만원), 2월에는 1억3575만4000달러(1622억2600만원) 상당으로 전년 전체 수출액보다 각각 8.6배, 19배 많았다.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같은 날 중국이 국내에서 방호복을 싹슬이해갔다고 밝혔다. 송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에 수출한 국산 방호복은 연 평균 4.9t이었다. 그런데 지난 1월 수출량은 100t, 2월 수출량은 170.2t이나 됐다. “시중에 판매되는 방호복 한 벌의 무게가 195g이라는 점으로 추정할 때 중국으로 수출한 방호복은 138만 벌에 이를 것”이라고 송 의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