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직격⑭] 우한폐렴 공포에도 홍콩 시위 계속, 캐리 람 지지율 9%로 하락
  • ▲ 2월 20일 홍콩공항 도착로비 모습. 평소와 달리 텅 비어있다.ⓒ허동혁
    ▲ 2월 20일 홍콩공항 도착로비 모습. 평소와 달리 텅 비어있다.ⓒ허동혁
    우한폐렴 공포에도 불구하고 홍콩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감염자 격리시설 설치 반대’ ‘중국 박카스 아줌마(노인 대상 매춘부) 추방’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부터 ‘윤롱 폭력배의 시민구타’와 같은 주요 사건의 날짜에 맞춰 수백~수천 명이 매주 주말마다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만 명이 참가하던 시위대 규모는 우한폐렴 때문에 줄었다. 28일 현재 홍콩의 우한폐렴 확진자수는 93명, 사망자는 2명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폐렴 사태가 끝나면 시위참가 인원은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실제로 홍콩민의민연소(香港民意民研所)가 매달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의 2월 지지도는 9%였다. 1월 지지율 13%보다 4% 하락한 것으로, 대형 시위가 줄을 잇던 지난해 말보다 더 낮은 지지율이다. 우한폐렴 방역을 위해 중국과의 국경을 완전 폐쇄하라는 여론을 무시한 결과다.

    클라리스 융(楊雪盈) 완차이(灣仔)구 의회 주석(의장)은 이에 대해 “우한폐렴으로 인해 시민들은 요즘 가급적 집에 있으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집회나 거리에 계속 쓰이는 각종 구호를 보며 시위가 계속되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정치적 (홍콩시위) 그리고 실제적 질병 (우한폐렴)을 극복해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 ▲ 25일 시내 유흥가 란콰이퐁 ( 蘭桂坊)의 저녁 모습. 평소와 달리 한산하다.ⓒ허동혁
    ▲ 25일 시내 유흥가 란콰이퐁 ( 蘭桂坊)의 저녁 모습. 평소와 달리 한산하다.ⓒ허동혁
    현재 형식적으로는 홍콩에서 중국을 왕래하는 것이 가능하다. 선전 베이브릿지(深圳灣口岸), 홍콩, 마카오, 중국 주하이를 잇는 다리 HZMB(港珠澳大橋), 그리고 중국행 항공편이 아직 열려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오는 모든 사람은 화물차 운전사를 제외하고는 홍콩 입경 순간 방역 당국에 의해 14일간 강제 격리된다.

    현재 홍콩 정부는 감염 의심자 격리시설 5곳을 지정했는데, 모두 아파트촌에 인접해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파가 장악한 윤롱구 의회는 이에 반발해 지난 25일 윤롱구 내 중국군 부대에다 격리시설을 지정하라는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23일 오전 홍콩 북서부 튠문(屯門)에서 열린 격리시설 설치 반대집회에 참가한 캐리 로(盧俊宇) 튠문구 의원은 격리 시설을 가리키며 “보다시피 격리 시설로 지정된 병원과 아파트가 골목길 하나를 두고 붙어있다. 이는 주민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란 소리”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같은 날 오후 튠문 공원에서는 ‘중국 박카스 아줌마(노인대상 매춘부) 추방시위’가 열렸다. 공원에서 꾸준히 정화 운동을 벌여왔다는 한 여고생은 “구의회의 노력으로 중국 매춘부의 공원 내 풍기문란 행위가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를 비웃듯이 공원에 와서 춤을 추며 노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들은 노인들 손 한번 잡아주고 20홍콩 달러(약 3,100원)를 요구한다. 노인들도 우한폐렴 감염은 전혀 개의치 않고 공원에 와서는, 청소년들이 보는 앞에서 아줌마들에게 옷을 벗으라고 요구하는 등 점점 가관이 돼 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 ▲ 격리시설 앞에서 격리시설 지정 반대이유를 설명하는 캐리 로 (盧俊宇) 튠문(屯門) 구의원ⓒ허동혁
    ▲ 격리시설 앞에서 격리시설 지정 반대이유를 설명하는 캐리 로 (盧俊宇) 튠문(屯門) 구의원ⓒ허동혁
    한편 홍콩 당국은 지난 25일 오전 6시부터 최근 14일 이내에 한국을 방문한 홍콩 비거주자의 입국을 금지했다. 최근 홍콩 시내 센트럴 (中環), 침샤추이 (尖沙咀) 등 주요 관광지에서는 한국인은 물론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오후 8시가 지나면 아예 인적이 끊긴다. 공항도 한산하다. 중국인도 보이지 않는다.

    홍콩 당국의 한국발 외국인 입국 금지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허르마인 찬(陳詩雅) 윤롱구 의원은 “우한폐렴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중국과의 국경을 완전 봉쇄하는 것이다. 중국인은 아직 입국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 오는) 외국인만 입국금지 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클라리스 융 완차이구 의회 주석 또한 “캐리 람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무조건 중국에게 좋은 쪽만 택하고 홍콩 시민은 무시한다는 농담이 있다. 이번의 (한국 경유자는 입국금지, 중국 거주자는 입국 후 격리) 조치도 농담대로 됐다. 이는 홍콩의 수치이며, (한국에게)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홍콩 정부는 그렇지만 시민 탄압을 그치지 않고 있다. 28일 오전 경찰은 애플 데일리(蘋果日報)를 소유한 넥스트 미디어 그룹 지미 라이(黎智英) 회장과 정치인 2명을 지난해 8월 31일 열렸던 불법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체포했다.
  • ▲ 21일 윤롱 폭력배 시민구타사건 항의집회에서 시민이 거리에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는 경찰ⓒ허동혁
    ▲ 21일 윤롱 폭력배 시민구타사건 항의집회에서 시민이 거리에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는 경찰ⓒ허동혁
    친중파가 장악한 홍콩 입법회는 28일 오후 12시 고위직 공무원은 평균 4.75%, 중·하위직 공무원은 평균 5.26%의 임금 인상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파 의원들은 이런 법안으로 (시민을 탄압하는) 경찰 봉급이 지난 2년 동안 사실상 25% 인상됐다며 법안 통과를 반대했다.

    한편 시민들은 29일 늦은 오후 ‘8.31 프린스 에드워드역 경찰의 시민구타 사건’ 발생 6개월에 맞춰 시위를 예고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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