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포증(Koreaphobia)" 보도 했지만 인종차별 아닌 '자국민 보호'… 중국인 꺼릴 뿐
  • ▲ 이스라엘에 내렸다 승객들이 입국도 못하고 다시 되돌아온 항공편. ⓒ연합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스라엘에 내렸다 승객들이 입국도 못하고 다시 되돌아온 항공편. ⓒ연합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동양인 차별이 심각해졌다는 국내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직접 확인한 결과, 장난스러운 밈(meme)을 제외하면 해외 언론이나 SNS, 유튜브에서 언급한 ‘인종차별’은 동양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중국 본토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대부분임을 알 수 었다.

    국내 언론 “한국인 입국금지, 코리아포비아 증거”


    국내 일부 언론은 “한국에서 며칠 새 우한폐렴 발병자가 증가하자 세계 곳곳에서 한국공포증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인 입국금지나 입국제한을 취하는 나라가 늘어난 것을 한국공포증(Koreaphobia)의 근거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인종차별’이 아니다.

    한국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나라는 키리바시·사모아·바레인에 이어 이스라엘·요르단이 있다. 한국인 입국검사 강화 조치를 취한 나라는 마카오·영국·브루나이·오만·카타르·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에티오피아· 우간다 등 9개국이다.

    앞서 언급한 나라들은 우한폐렴 확진자가 하루에 두 자리씩 급증하는 나라에서 온 사람은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 2주 이상 자가격리 또는 보건당국의 검사를 받을 것을 요구한다. 중국은 물론이고 현재는 일본·홍콩·이란이 한국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이스라엘은 23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한국여행을 자제하고, 현재 한국에 머무르는 이스라엘 국민은 귀국하라”며 “특히 대구와 경북 청도지역 방문은 피하라”고 경고했다. 대만은 지난 22일 한국여행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높였다. 미국도 이날 한국여행 경보를 2단계로 높였다.

    이런 조치의 목적은 자국민 보호다. 주권행위다. 한국도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코로나3법’을 통과시켰다. 해외에서 전염병 유입이 우려되면 외국인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세상에서 중국과 북한만이 자국민에게 이런 조치를 취하면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 ▲ 외신이 보도한 중국인에 대한 인종차별 사례로 언급되는 한국 식당의 안내문. ⓒ터키 TRT월드 유튜브 채널캡쳐.
    ▲ 외신이 보도한 중국인에 대한 인종차별 사례로 언급되는 한국 식당의 안내문. ⓒ터키 TRT월드 유튜브 채널캡쳐.
    해외 언론·유튜브서 ‘동양인 차별’ 찾았더니 ‘중국인 차별’ 언급

    영국에서 활동 중인 축구선수 손흥민을 포함해 미주·호주·유럽에 머무르는 한국인들이 우한폐렴 발생 이후 인종차별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외신을 확인한 결과 이들이 전한 ‘동양인 인종차별’은 중국인에 관한 문제였다.

    도이체벨레·알자지라·CBC·CTV·TRT월드·BBC·텔레그래프·i24뉴스·ABC·CBS·USA투데이·뉴스닷컴·스카이뉴스 등 적지 않은 해외 주요 언론이 “우한폐렴 확산 이후 동양인 인종차별”을 보도했다. 제목은 ‘아시안’으로 돼 있지만, 피해자는 거의 중국인이었다.

    중국인들은 모두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는 이 나라 시민인데 왜 중국인이라고 조롱하고 비난하느냐”는 내용이었다. 현지에서 태어나 중국어를 잘 못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국내 언론 주장대로면 이들도 중국인 ‘인종차별’을 당한 셈이다.

    물론 손흥민 선수처럼 한국인을 상대로 한 비난이나 조롱도 있다. 그런데 가해자 대부분은 한국인·중국인·일본인을 구별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영국인·캐나다인·호주인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처럼. 또한 “나는 한국인”이라고 항의하면 사과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많아서인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는 “나는 한국인이에요. 중국인이 아니에요”라는 문구를 넣은 티셔츠를 판다.

    외신들은 한국과 일본에서 ‘중국인 사절’을 내건 가게가 등장한 사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중국인을 기피하는 추세를 보도했다. 외신들 시각에서는 한국과 일본 또한 ‘중국인 인종차별’을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