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도 첫 양성판정, 서울 종로에선 6번째 확진자… 신천지 교인들, 전국으로 흩어져
  • ▲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가 20일 오후에만 22명 추가, 오전까지 더하면 하루새 53명이 늘었다. 이날 우한폐렴으로 인한 첫 사망자도 발생했다. ⓒ뉴시스
    ▲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가 20일 오후에만 22명 추가, 오전까지 더하면 하루새 53명이 늘었다. 이날 우한폐렴으로 인한 첫 사망자도 발생했다. ⓒ뉴시스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가 20일 오후에만 22명 추가로 발생했다. 이날 오전 기준 대구·경북지역 30명, 서울 1명 등 31명이 확진판정받은 것을 포함하면 20일 하루에만 53명이 늘어난 셈이다.

    이로써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는 모두 104명으로, 일본 크루즈선을 제외하면 한국이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은 확진자 발생국이 됐다. 이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우한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도 발생했다.

    대구·경북 추가 확진자 모두 신천지-31번과 연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2명이 추가로 우한폐렴 감염이 확진됐다. 대구·경북지역에서만 21명이다.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 5명, 31번 환자가 입원했던 대구 새로난한방병원 관련자 1명 등이다.

    전날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청도 대남병원에서도 13명이 추가 확진판정받았다. 이 중에는 첫 사망자 1명이 포함됐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환자는 20년 넘게 이 병원에 입원했다 19일 새벽 폐렴 증세로 사망했다. 감염은 사망 후 검체를 채취해 진행한 검사에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나머지 대구·경북지역 확진자 2명을 대상으로는 감염 경로를 확인 중이다.

    이날 추가된 확진자 중 1명은 대구상수도사업본부 달서사업소 소속 공무원으로, 신천지대구교회 교인이다. 대구시는 이 환자를 비롯해 같은 사업소 소속 직원 51명을 전원 자가격리 조치하고 사업소를 폐쇄했다.

    대구가톨릭대학병원도 간호사가 확진판정받아 응급실과 병동 1개 층을 폐쇄했다. 이 간호사 역시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다. 이 간호사는 19일 오전부터 두통과 발열을 호소하다 이날 낮 12시쯤 양성판정을 받고 나서야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된 응급실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와 의료진의 정확한 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日 크루즈 제외하면, 中 다음으로 확진자 많아

    방역당국은 신천지대구교회를 발원지로 한 확진자가 급증하자 예배 참석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질병관리본부는 31번 환자와 신천지대구교회에서 함께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 1001명을 자기격리 조치했다. 정은경 중앙대책본부장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1001명의 명단을 신천지교회로부터 제공받았다"며 "1001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내렸고, 유증상 여부를 전화로 조사해 검체 채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어 "나머지 8000명에 대한 교회 전체 신도 명단 역시 추가로 교회 측 협조하에 공유받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조치를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 대구·경북 지역 내 추가 확진자 모두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신천지 교인들이 전주와 제주, 울산 등 전국 곳곳을 누빈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
    ▲ 대구·경북 지역 내 추가 확진자 모두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신천지 교인들이 전주와 제주, 울산 등 전국 곳곳을 누빈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
    질병관리본부는 다만 신천지대구교회에 처음으로 우한폐렴을 퍼뜨린 사람이 31번 환자가 아닐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 본부장은 "31번 환자의 발병일을 7일 아니면 10일로 보는데, 전체 신천지 관련 환자의 발병일을 분석하다 보면 이 환자가 초반 (감염된) 환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유사 시기에 발병한 몇 명의 환자들이 더 있기 때문에 이 사람들도 어딘가에서 공동노출됐고 이 사람들이 또 9일, 16일 예배를 통해 2차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가정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천지 교인들 전국 곳곳으로… 대구‧경남‧전주‧제주‧울산 등

    경상남도는 경남 거주자 2명이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실을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통보받고 이들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전라북도는 전주에 사는 20대 후반 여성 1명을 자가격리했다. 이 여성은 31번 환자가 참석했던 지난 9일 이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도 이날 질병관리본부로부터 31번 환자와 교회에서 접촉한 30대 초반 남성이 제주에 거주 중인 사실을 통보받았다. 제주도는 이 남성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남성은 신천지대구교회 방문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에서는 20대 여성이 자가격리됐다. 이 여성은 신천지대구교회와 무관하지만, 31번 환자가 확진판정받기 전 방문한 대구 새로난한방병원에서 근무했다. 지난 19일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울산시는 잠복기를 고려해 다음달 3일까지 자가격리할 방침이다.

    신천지대구교회 교인이 다른 지역을 방문한 사례도 밝혀졌다.

    대전시는 신천지대구교회 교인이 지난 12일 신천지대전교회에서 한 차례 예배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교회를 대상으로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 이 교인은 현재 별다른 증상 없이 대구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31번 환자가 이달 초 경북 청도를 방문한 사실도 확인하고 청도 대남병원 확진자 2명과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전날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는 확진자 2명이 확인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청도 대남병원 환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도 진행 중이다.

    정 본부장은 "휴대폰 GPS 기록을 바탕으로 (31번 환자의) 구체적 동선에 대한 면담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도 어디를 방문했는지 등의 세부 내용은 아직 알지 못한다"며 (신천지대구)교회와 병원의 발생 사례를 연계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서도 확진자 1명 추가 발생

    19일 오후 9시쯤 서울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이 환자는 서울 종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통해 확진판정받고 현재 서울대병원에 격리 중이다. 해당 이비인후과는 종로구 창성동 소재 정부서울청사의 한빛어린이집과 380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정부서울청사 어린이집은 20~26일 1주일간 휴원에 들어갔다.

    종로구에서는 앞서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6일 종로구 숭인동에 거주하는 29번 환자(82·남·한국)가 확진판정받은 데 이어 같은 날 밤 그의 부인이 30번 환자(68·여·한국)로 확진됐다.
  • ▲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 중이던 크루즈에서 대피한 미국인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이 크루즈 선에 탑승했던 승객 중 일본인 2명이 사망했다. ⓒ뉴시스
    ▲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 중이던 크루즈에서 대피한 미국인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이 크루즈 선에 탑승했던 승객 중 일본인 2명이 사망했다. ⓒ뉴시스
    일본 크루즈서 피신한 미국인 1명 확진

    한편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에서 내린 미국인 1명도 확진판정을 받았다. 19일(현지시간) AP와 NBC 등에 따르면, 미 관계자는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를 떠나 귀국한 미국인 1명이 확진판정받았다고 밝혔다. 이 미국인은 17일 트래비스군사기지에서 퀀오브더밸리의료센터로 옮겨져 격리 중이었으며, 일본에선 감염 증세를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내 우한폐렴 확진자는 모두 29명이다.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 승객 중에서는 2명이 우한폐렴으로 사망했다. 20일 NHK에 따르면,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에서 확인된 우한폐렴 환자 2명이 사망했다. 80대 남성과 여성이다. 크루즈선내 감염자 중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을 포함해 일본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3명이 됐다.

    중동-일본서도 우한폐렴 사망자 발생

    중동에서도 첫 우한폐렴 사망자가 나왔다. 현지 언론은 19일(현지시간) 이란에서 확진자 2명이 치료 중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국적과 성별, 나이 등 신원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들은 이란 국적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이란 보건부는 이날 중부도시 '곰'에서 확진자 2명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약 5시간 만에 환자 2명이 모두 숨졌다.

    현재까지 중동지역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중국인 7명, 필리핀인 1명, 인도인 1명 등 9명이 감염돼 3명이 완치됐고 6명이 치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