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코트 의원 "우한국립생명안전연구소" 지적… 추이텐카이 中대사“미친 소리”격분
  • ▲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한 추이텐카이 미국주재 중국대사. ⓒCBS 영상 캡쳐.
    ▲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한 추이텐카이 미국주재 중국대사. ⓒCBS 영상 캡쳐.
    우한폐렴을 일으킨 2019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생물학무기라는 주장과 관련해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격하게 반발했다. 특히 미국 최연소 상원의원이 최근에 올린 트윗과 관련해서는 “완전히 미친 소리”라고 비난했다.

    추이텐카이 “우한폐렴 원인이 생물학무기? 미친 소리”

    추이텐카이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8일(현지시간)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우한폐렴 관련 루머들과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 “우한폐렴은 중국이 개발한 생물학무기”라는 주장에 추이 대사는 “완전히 미친 소리(absolutely crazy)”라며 “그런 주장은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공포)를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추이 대사는 “우한폐렴 원인 바이러스와 관련해 아직도 밝혀진 것은 없지만 중국과 미국, 그 외 다른 나라 과학자들의 노력을 통해 우리는 바이러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낼 것”이라며 우한폐렴에 대한 루머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람들 사이에서 루머나 근거 없는 의혹이 계속 퍼지는 것은 대단히 해롭고 위험하다”면서 “이런 것은 사람들에게 공황(恐惶)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를 팽배하게 만들어 결국 바이러스와 싸우려는 우리의 협력에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BS는 “추이 대사의 이 같은 반응은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당, 아칸소)이 지난달 말부터 올린 트윗과 관련한 것”이라고 전했다.

    코튼 상원의원은 1977년생으로 2013년 하원의원이 된 데 이어 2014년 당시 최연소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3년 만에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육군 101 공수사단에 입대, 이라크·아프간에 파병됐다. 이후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에 임명된 뒤 중앙정보국(CIA) 국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 ▲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아칸소). ⓒ연합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아칸소). ⓒ연합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튼 상원의원은 “우한폐렴이 급속히 확산된 지역 가까이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병원체를 다루는, 중국 유일의 생물안전등급 4등급의 연구소가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 “우한폐렴 바이러스가 우한국립생명안전연구소와 중국의 생물학무기 개발계획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코튼 의원의 주장인데, 이는 전문가들에 의해 실체가 드러난 여러 가지 이론을 조합한 것”이라고 CBS는 지적했다. 

    추이 “미국이 만들었다던데” vs 코튼 의원 “중국, 계속 거짓말 한다”

    추이 대사는 코튼 의원의 트윗과 관련해 “세간에 여러 가지 루머가 도는 것은 안다. 그 중 하나는 우한폐렴이 미국의 군연구소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며 “누가 그런 미친 소리를 믿겠느냐”고 강조했다고 CBS는 전했다.

    코튼 의원은 추이 대사의 과격한 반발에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CBS의 방송 후 그는 트위터에 이 영상을 올리며 “중국은 지금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했다.

    코튼 의원은 “팩트: 최고시설 연구소가 그 시장(화난수산물시장)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졌다”며 “(우한폐렴이) 어디서 시작됐나? 우리는 모른다. 그러나 광범위한 증거들이 당신(중국 지도자)과 공산주의자들을 가리킨다. 당장 세계 과학자들에게 시설을 개방하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어 추이 대사의 CBS 출연 영상과 함께 “팩트: 중국은 바이러스가 우한시장에서 시작됐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덧붙였다.

    코튼 의원 지지자 “랜싯에 따르면, 우한폐렴은 인공 합성 바이러스”
  • ▲ 코튼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이 올린 내용. 랜싯에 최근 올라온 논문이라는데 사실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톰 코튼 의원 트위터 캡쳐.
    ▲ 코튼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이 올린 내용. 랜싯에 최근 올라온 논문이라는데 사실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톰 코튼 의원 트위터 캡쳐.
    수백여 개의 댓글은 대부분 코튼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개중에는 그의 주장을 옹호하는 댓글도 있었다. 한 댓글은 의학전문지 '랜싯'에 올라온 논문 일부를 인용해 코튼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EOD.Dave라는 네티즌은 “최근 랜싯에 올라온 논문을 보면 (우한폐렴의 원인인) 바이러스의 RNA 재조합은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복잡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인공합성(한 바이러스)”이라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첫 번째 발병은 12월 말도 아니었고, 시장에서 생긴 것이 아니었다”면서 “이후 2700여 건의 발병사례를 보면 (바이러스가) 하루에 10만 번의 생물학적 변이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일 논문 출판 전 검증 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에 올라온 논문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인도공대(IIT) 쿠수마 생물학스쿨과, 인도 델리대 아크랴 나렌드라 데브 칼리지의 공동 연구진은 당시 논문에서 ”우한폐렴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HIV와 일치하는 염기서열 4개를 발견했다면서, 이를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우한폐렴 바이러스의 DNA 염기서열은 대부분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와 비슷했지만 ‘스파이크 단백질(HIV가 인간 면역세포에 침투할 때 쓰는 공격용 단백질)’ 영역에서 특이한 염기서열 4개를 발견했다.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같은 염기서열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의 유전자은행(Gene Bank)을 이용한 결과 HIV-1 바이러스 가운데 gp120(바이러스 외막 단백질)과 Gag 도메인(바이러스 생성의 핵심이 되는 단백질)이 우한폐렴 바이러스와 일치했다”고 인도 연구진은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 독특한 염기서열을 3D 모델링해 보면 수용체 결합부위를 형성한다”면서 과학논문에는 잘 쓰지 않는 “기묘한(uncanny)’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자연적으로, 우연히 생긴 바이러스라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논문에 대해 "완성도가 낮은 초급단계의 논문"이라는 반박도 적지 않아, 논문의 신뢰도를 놓고 논란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