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힘든데 장난하나"… 집값 폭등·최악 성장률·검찰 장악에 누리꾼 시선 싸늘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설 연휴를 맞아 영상을 통해 대국민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설 연휴를 맞아 영상을 통해 대국민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설 명절을 맞아 국민들에게 '희망'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4년차에 접어든 현재, 설 민심은 집값 폭등과 최악의 성장률 등 경제 한파와 청와대의 '검찰 수사 무마' 논란의 여파로 싸늘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가 공개한 영상에 출연해 “국민이 모두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면서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더 부지런히 뛰겠다”며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차례상처럼 넉넉하고, 자식 사랑이 떡국처럼 배부른 설날”이라고 분위기를 돋웠다.

    이어 "편안하고 안전한 명절을 위해 묵묵히 일터를 지키고 계신 분들의 노고도 잊지 않겠다. 댓돌과 현관문에는 크고 작은 신발이 가득하고,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는 행복한 설날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북녘에 고향을 두고 온 분들이 더 늦기 전에 가족과 함께하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북한 개별관광을 포함한 남북교류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가 이 같은 문 대통령 메시지 전문을 보도한 기사에 달린 포털 댓글은 그러나 비판적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국민들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고 따뜻해지길 바란다고요? 식구들끼리 싸우지 않으면 다행" "지금 장난하나? 국민들 먹고살기 힘든데" "부동산 원래 값으로 내린다는 말 기억하고 있을까?" "꼴보기 싫다. 자기네들 수사한다고 전부 교체하고, 이것이 나라인가? 북한한테 제대로 배워왔네" 등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에서 민생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고통을 달래는 언급은 없었다. 대부분의 서민들이 재산의 전부로 여기는 부동산가격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제 신혼부부나 직장을 가진 20·30대의 경우 '수도권 서울에서 집을 산다는 건 꿈 같은 일'이라는 한숨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 실패 사과한 노무현, 큰소리치는 文

    노무현 정부 전반기에 아파트값은 11.4% 올랐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부동산정책을 시장경제 원리에 맡기면서 상승률이 절반가량인 5.4%로 줄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때 부동산정책을 강화해 2.5%로 더 낮아졌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들어 15.7%로 급등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 말기에 “부동산정책이 실패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자기반성을 한 바 있지만, 문 대통령은 오히려 "부동산대책은 자신이 있다"는 말로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다. 실질국내총소득(GDI)은 전년대비 0.4% 감소해 21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결국 실제로는 국민이 더 못살게 됐다는 뜻이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국민 혈세를 총동원해서 가까스로 만들어낸 수치가 단 2% 성장이다. 초라하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다"며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아닌 세금주도성장으로 나라경제를 이끌려니 웃지 못할 촌극이 연이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설 인사가 올라온 이날 청와대에서는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법무부는 조국 일가 비리, 울산시장선거 개입, 유재수 감찰 무마 등 핵심 정권비리를 수사지휘하던 차장검사마저 모두 좌천시켰다. 야당에서는 이를 ‘2차 대학살’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 농수산물유통센터를 찾아 명절 음식을 쇼핑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을 보며 “당신 목이 안 좋잖아”라며 도라지청을 구매했다. 또 “당신이 좋아하는 거잖아”라며 어리굴젓을 카트에 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