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딸 다혜 씨 비리 의혹 제기에 '벌떼'모드… 전문가 "의혹엔 해명이 우선"
  •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딸 문다혜씨에 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문다혜씨와 청와대·민주당이 한목소리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딸 문다혜씨에 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문다혜씨와 청와대·민주당이 한목소리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 씨와 청와대·더불어민주당이 동시다발적으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의 의혹 제기에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곽 의원이 제기한 다혜 씨 태국 이주 의혹과 청주버스터미널 개발 의혹과 관련한 반응이다. 

    이에 곽 의원은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니 대환영"이라며 의혹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다혜 씨와 당·청의 조직적인 법적 조치 예고에 "문재인 정부가 과거 권위주의 정부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다혜 씨는 22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곽 의원을 향해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거론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혜 씨는 "허위사실 유포가 도를 넘어 대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근거 없는 의혹, 악성 루머 등을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이 힘들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이 제기되면 저와 가족은 피해를 봐야 한다"며 "대통령의 아들·딸의 신상털기가 공익을 위한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곽상도 "진실규명 협조 환영… 모두 사실이기 떄문에 고민하지 않는다"

    청와대와 민주당도 잇따라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히며 곽 의원을 압박 중이다. 청와대는 다혜 씨가 인터뷰한 당일 '문다혜 씨의 자녀 의혹'과 '김정숙 여사 청주버스터미널 개발 연루설'을 잇따라 제기한 곽 의원을 향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허위사실을, 특히 대통령 가족과 관련지어 반복적으로 유포하고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곽 의원에게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루가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같은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박광온)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청주고속버스터미널 현대화사업과 대통령 가족과 관련한 반복적인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해 곽상도 의원에 대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허위조작정보를 블로그에 게재해 불특정다수에 빠른 속도로 유포되는 상황인데, 이는 면책특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불과 하루 차이로 다혜 씨와 청와대·집권여당이 똘똘 뭉쳐 법적 대응을 앞세워 곽 의원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법적 대응의 당사자로 지목된 곽 의원은 오히려 환영의 뜻을 표했다. 곽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다혜 씨와 청와대·민주당이) 진실규명과 진상규명을 하는 데 협조하겠다니 대환영"이라며 "청주버스터미널은 340억짜리 부지가 민주당 소속 청주시장이 용도변경해줘 5000억짜리 땅으로 둔갑했다. 그리고 대통령 딸이 태국에 가서 우리나라 예산을 쓰고 있는데, 왜 쓰고 있는지, 왜 갔는지 밝혀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상대방은 모든 것이 허위라고 주장하는데, 뭐가 허위인지 아닌지 명확히 구분을 지어주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얘기한 것들은 모두 사실이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는다. 같이 진실규명을 하자"고 재차 진실규명 의지를 드러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17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문다혜 씨와 손자로부터 카네이션을 선물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17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문다혜 씨와 손자로부터 카네이션을 선물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다혜 씨와 당·청이 직접 나서서 곽 의원을 압박하는 것을 두고 '검찰을 장악한 문재인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저격수 노릇을 해 온 야당 의원들의 입을 막으려는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文정권, 검찰 장악으로 자신감 생겼나… 촛불정부가 권위주의 정부와 뭐가 다른가" 

    박상헌 정치평론가는 "야당 의원의 의혹 제기에는 해명이 우선"이라며 "문다혜 씨가 '대통령의 딸' 신분의 공인으로서 태국으로 이주한 것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있지 않았고, 해명이 없었던 것 만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법적 대응을 들고 나오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국민과의 소통을 주로 언급했던 소위 촛불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야당 의원의 의혹 제기에 법적 대응 카드를 꺼내들어 찍어누르는 것을 보면 현 정부가 과거 권위주의 정부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일련의 흐름을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검찰 장악을 완료한 상황과 연계해 분석했다. 황 평론가는 "(문재인 정권이) 검찰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자신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곽상도 의원을 향한 고발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문다혜 씨가 검찰에 나가더라도 내부에서 충분히 조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황 평론가는 "청와대와 민주당, 문다혜 씨가 직접 나서서 일련의 사건들을 고발한다고 엄포를 놓고 있으니, 이제 가족들이 검찰에 직접 나가서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정확히 가려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