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발전사회학' 류 교수 강의 녹취록 입수… 위안부 관련, '매춘'에 대해 학생과 질의응답
  • 강의 도중 위안부 문제와 관련, 여학생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류석춘 교수(연세대) 당시 발언에는 '성희롱' 여지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뉴시스
    ▲ 강의 도중 위안부 문제와 관련, 여학생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류석춘 교수(연세대) 당시 발언에는 '성희롱' 여지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뉴시스
    위안부 문제와 관련, 여학생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연세대 윤리인권위원회에 회부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당시 발언에 성희롱 여지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강의 도중 화제를 성적 문제로 전환하거나 학생들이 불편함을 드러낸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의 '성희롱 발언' 보도를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본지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당시 '발전사회학' 수업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한다.

    23일 본지가 입수한 류 교수의 지난해 9월 연세대 '발전사회학' 수업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류 교수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직접 연구해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A학생은 "위안부는 일종의 취업사기 형태가 아니었느냐"고 반문했다.

    류 교수 "위안부 관련, '매춘'에 대한 사회학적 논의 과정"

    A학생은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제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예전에 일제 치하에서 위안부로 일했던 모든 여성이 다 그렇게 자발적으로 매춘여성으로 직접 가서…"라고 말했다. 이에 류 교수는 "지금 일하는 사람들은 자발적이냐? 지금도 자의반, 타의반"이라며 "생활이 어려워서 그렇지, 원해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A학생이 "교수님이 이 분야에 대해 굉장히 몇십년 동안 연구를 많이 하셨고…"라고 하자, 류 교수는 "위안부를 직접 연구한 적은 없다"고 정정했다.

    이 상황에 대해 류 교수는 이날 본지에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매춘'에 대한 사회학적 논의를 이어갔고, (학생에게) 한번 직접 연구해보라는 취지로 얘기했을 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류 교수는 "학생이 '좋은 일자리가 있고, 좋은 교육기회가 있다고 해서 따라갔는데 알고 보니 그런 위안부 캠프였다'고 해 '궁금하면 직접 여성들이 매춘에 나서게 되는 과정을 연구해 보라'는 취지의 말을 건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녹취록에서도 류 교수는 비슷한 주장을 폈다. 그는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지금도 '여기 와서 일하면 절대 몸 파는 게 아니다. 매너 좋은 손님들한테 술만 따르면 된다' 그렇게 접대부생활을 하게 되는데,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 지금도 그래요. 지금도 하루에 손님을 10번씩 받아야 된다 이렇게 얘기 안 해요"라고 부연했다.

    '나는 비록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연구한 적은 없지만, 매춘에 접어드는 과정이 대충 짐작은 간다. 관련한 사실을 더 알고자 한다면 직접 연구해보라'는 의미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류 교수는 A학생과 '매춘'을 사회학적으로 논의하며 관련 문답을 계속 주고받았다고도 전했다. '성희롱 여지'가 있었다면 강의 도중 누구든 바로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았겠지만, 수강생 모두 진지하게 관련 주제에 따른 토론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강의 도중 발언 문제 삼은 학생 없어"

    A학생은 "교수님께서 지금 가장 문제시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우리가 일본에 대해 과도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왜 이렇게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 생겼냐 하면 위안부 문제가 과장되었기 때문에…"라고 재차 물었다.

    이 질문에 류 교수는 "거짓말이 먹히는 이유를 나는 알겠다라고 한 것"이라고 다시 정정했다. 이어 "거짓말인데 사람들이 왜 진짜로 믿느냐 하면 우리나라 식민지 경험을 다른 나라 식민지 경험과 비교했더니 너무나 최악의 조건이 결합해 일본을 미워할 수밖에 없는 식민지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연세대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류 교수의 녹취록은 당연히 봤다"면서 "엄중하게 사안을 보고 절차대로, 원칙대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22일 류 교수의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2차 회의를 열었다. 앞서 연세대 윤리인권위원회는 류 교수에 대해 '징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지만, 류 교수의 재심 요청으로 2차 회의가 진행됐다. 류 교수에 대한 최종 징계 여부가 결정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같은 날 연세대 앞에서는 류 교수의 '결백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움직임도 있었다. 이날 이우연(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박사는 연세대 정문 앞에서 1인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 박사는 "류석춘 교수의 학문의 자유, 수업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류 교수를 징계하려는 연세대 측을 규탄했다.

    우파 시민단체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역시 연세대 앞에서 학교 측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공대위는 "류 교수의 위안부 발언 등에 문제가 없자 일부 언론이 성희롱을 쟁점화한 것"이라며 "연세대의 류석춘 교수 징계 시도는 난센스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다음은 본지가 입수한 류석춘 교수 '발전사회학' 수업 녹취록 중 일부다.

    • 류석춘 교수
    지금은 그런데, 과거에는 안 그랬다라고 얘기하려고 하는 건데 그게 아니고 옛날에도 그랬다고.

    • 여학생A
    그렇다면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제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예전에 일제 치하에서 위안부로 일했던 모든 여성들이 다 그렇게 자발적으로 매춘여성으로서 직접 가서…

    • 류석춘 교수
    지금 일하는 사람들은 자발적이에요? 자의반, 타의반이죠. 지금도 자의반, 타의반이에요.

    • 여학생A
    제가 알기로는…

    • 류석춘 교수
    생활이 어려워서 그렇지 내가 원해서가 아니에요.

    • 여학생A
    교수님이 이 분야에 대해서 굉장히 몇 십년동안 연구를 많이 하셨고…

    • 류석춘 교수
    아닙니다. 위안부 연구한 적은 없어요. 이영훈 책만 읽었어요.

    • 여학생A
    이영훈 책만 읽고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 류석춘 교수
    이영훈 책 반대편 책도 읽었어요. 내가 위안부를 직접 연구한적 없어요.

    • 여학생A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그리고 다른 학생들도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위안부였던 할머니들께서 증언하신 것들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교육도 시켜주고 이렇게 가면 좋은 일자리로, 위안부는 당연히 아니었겠죠. 매춘산업은 당연히 아니었겠고 좋은 일자리가 있고, 좋은 교육기회가 있다고 해서 따라갔는데 알고 보니 그러한 위안부 캠프였다.

    • 류석춘 교수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래요. '지금도 여기 와서 일하면 절대 몸 파는 게 아니다. 매너 좋은 사람들한테 술만 따르면 된다. 그런 거 한 시간에 얼마 한다.' 그렇게 해서 말하자면 접대부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하다보면 그렇게 되는 거에요. 지금도 그래요 지금도. 옛날에만 그런 게 아니고, 궁금하면 한번 해 볼래요? 지금도 그래요. 지금도 그래요 지금도. 지금도 '처음부터도 하루에 손님을 10번씩 받아야 된다.' 이렇게 얘기 안해요. '너 와서 여기 매너좋은 손님들이 점잖게 술 먹고 가는 데니까 술이나 따르고 안주라도 집어주고 하면 된다.' 이렇게 시작해요.

    • 여학생 A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영훈의 반일종족주의도 그렇고 제가 이해한 게 맞다면 교수님께서 지금 가장 문제시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우리가 일본에 대해 과도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 반일 종족주의라는 걸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왜, 이렇게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 생겼느냐 하면 책 그 네 가지 이유 때문인데 그 중 네 번째가, 위안부 문제가 과장되었기 때문이…

    • 류석춘 교수
    아니, 네 가지 이유가 아니고 아까 내가 표로 보여줬던 그 이유죠.

    • 여학생A
    아 이영훈의 반일종족주의인가요 그럼?

    • 류석춘 교수
    이영훈은 네 가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 거고 그 '거짓말이 먹히는 이유를 나는 알겠다'라고 한 거에요. 이영훈은 "우리 역사가 일제 강점기에서 네 가지 큰 거짓말을 하고 있다"잖아요. "그 네 가지가 쌀, 토지, 여자, 노동자 이 네 가지를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영훈은 그죠. 나는 '그게 거짓말인데 사람들이 왜 진짜로 믿느냐'하면 '우리나라 식민지 경험이라는 게 다른 나라 식민지 경험과 비교했더니 너무나 최악의 조건이 결합해서 일본을 미워할 수밖에 없는 식민지 경험을 했다' 그래서 일본을 미워할 수만 있으면 사실이건, 아니건 그걸 받아들이는 심성이 생겼다.

    • 여학생A
    그렇다면 이영훈이 말하는 네 가지 거짓말, 네 가지 사안에 대해 이영훈이 거짓말이라고 주장을 하잖아요. 그러면 그에 대해 교수님도 동의를 하신다는 말씀…

    • 류석춘 교수
    아니, 동의를 하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걸 거짓말이 아니라고 믿는 이유를 내가 이해하는 거에요. '잘한다'가 아니라, 못 알아들어?

    • 여학생B
    교수님 저도 질문 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