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선거기행 ②] "대만의 자유 이용해 대만 위협하는 세력, 배척하겠다"…압승 민진당, 반중정책 본격화할 듯
  • ▲ 당선확정 직후 민진당 당사 앞에서 국제기자회견을 갖는 차이잉원 총통과 라이칭더 (賴清德, 차이총통 오른쪽) 부총통 후보. ⓒ허동혁
    ▲ 당선확정 직후 민진당 당사 앞에서 국제기자회견을 갖는 차이잉원 총통과 라이칭더 (賴清德, 차이총통 오른쪽) 부총통 후보. ⓒ허동혁
    11일 실시된 대만 총통선거에서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재선에 성공했다. 차이 총통은 약 817만 표(57.1%),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카오슝 시장) 후보는 약 552만 표(38.6%)를 득표했다. 투표율은 74.9%를 기록했다.

    차이 총통은 역대 선거 최고 득표율 및 2위와의 최대 표차(약 265만 표)를 기록했다. 같은 날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선거에서는 민진당 61석, 국민당 38석, 기타 정당 및 무소속 14석의 결과가 나왔다. 2016년 입법위원선거 때는 민진당 68석, 국민당 35석, 기타 및 무소속 10석이었다.

    총통선거의 지역별 득표율을 보면 민진당은 대만 동부, 북중부, 중국 인접 연안도서 등 총 6개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승리했다. 입법위원선거 역시 민진당은 한궈위 후보가 시장으로 있는 카오슝을 포함, 중남부 윈린 (雲林)현 이남지역의 전 의석을 석권했다. 대만 남부는 민진당의 전통 텃밭이다.
  • ▲ 총통선거의 지역별 득표분포도. 녹색이 민진당, 파란색이 국민당 ⓒ허동혁
    ▲ 총통선거의 지역별 득표분포도. 녹색이 민진당, 파란색이 국민당 ⓒ허동혁
    또한 민진당은 킨멘(金門)·마주(馬祖) 등 평소 국민당 지지율이 90% 이상 나오는 중국 연안도서에서도 20% 이상 득표했다. 이런 현상은 대만의 거의 전 지역 주민이 홍콩 시위로 인해 중국에 경각심을 갖게 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6년 총통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8% 높아진 것(66.2% → 74.9%)도 이를 증명한다. 사실상 홍콩 시위대가 민진당 선거운동을 대신 해준 셈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이 카오슝 시장 한궈위 돌풍으로 압승한 이후 한동안 한 시장의 총통 당선이 유력시됐었다. 지방선거 직후 차이 총통은 중국과 민진당 강경파의 협공에 시달리며 한때 차이 총통 회의론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3월 한 후보가 시장 자격으로 홍콩·마카오·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고위관리들과 회동한 것을 계기로 친중인사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같은 해 6월 시작된 홍콩 시위로 중국에 대한 대만인들의 경계심이 커지면서 그 반작용으로 차이 총통이 기사회생했다.
  • ▲ 선거 당일 밤 '광복홍콩 시대혁명' 깃발을 들고 축하집회에 참가한 대만 거주 홍콩시민 ⓒ허동혁
    ▲ 선거 당일 밤 '광복홍콩 시대혁명' 깃발을 들고 축하집회에 참가한 대만 거주 홍콩시민 ⓒ허동혁
    홍콩 시위의 영향을 증명하듯 선거 당일 밤 민진당 당사 앞에는 많은 홍콩인이 홍콩 시위의 상징인 검은색 옷과 ‘광복홍콩 시대혁명’ 깃발을 들고 모여 차이 총통의 당선을 축하했다. 당사 앞에 있던 한 홍콩인은 “이번 선거는 중국공산당의 잔혹성을 증명한 선거였다. 민진당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민진당 당사 앞에는 홍콩 민주파 입법회 의원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민주파 공민당 쿽가키(郭家麒) 의원은 “홍콩 시민과 민진당은 같은 가치를 공유한다. 오늘 선거 결과는 대만인이 일국양제의 위험성을 재인식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차이 총통은 당선연설에서 “대만은 자유민주적 생활방식을 중시한다. 우리는 중국의 위협에 굴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침략야욕을 접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재선에 성공한 차이 총통은 평소 “대만의 자유를 이용해 대만을 위협하는 세력을 배척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앞으로 대만 내 친중언론 제재 등 반중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선 도전에 실패한 국민당 한궈위 후보는 반대세력이 카오슝 시장 파면선거 제청을 예고하고 있어 낙선 후에도 험난한 앞길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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