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신년사 "남북협력 큰 진전 없어 아쉬워… 독자적 이벤트 하겠다" 北 비핵화 언급 없어
  •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에 앞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에 앞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지난 1년간 남북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이른 시일 내 김정은의 답방을 위한 노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총선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더이상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으로 남북 간 이벤트 조성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나는 (북측과)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하여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향한 신념과 국민들의 단합된 마음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우리에게 한반도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여권은 오는 4월 총선 여야 대결에서 유리한 '남북 평화 쇼'라는 훈풍이 불기를 기대한다. 지난 6·13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은 하루 전날 열린 6·12 싱가포르 미북회담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3일 "총선 목표의석은 제1당은 당연히 해야 하고 가능한 한 다다익선"이라며 또 한 번의 압승을 기대했다.

    "남북협력 증진 필요성 더욱 절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북미 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며 "김정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및 접경지 협력, 도로·철도 연결사업 추진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대북제재 틀 밖에서 남북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협력사업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스포츠 분야 교류협력 과제로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거듭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제1회 동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와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북한의 실력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길 기대하며 '도쿄올림픽' 공동입장과 단일팀을 위한 협의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평화를 통해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은 궁극적으로 평화경제"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주택 공급 확대도 차질 없이 병행하여 신혼부부와 1인 가구 등 서민 주거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단주의는 배격되고 보수와 진보가 서로 이해하며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저부터 더 노력하겠다. 확실한 변화를 통한 상생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더 자주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아름다운 변화는 애벌레에서 나비로 탄생하는 힘겨운 탈피의 과정일 것"이라며 "이제 나비로 확실히 변화하면 노·사라는 두 날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라는 두 날개, 보수와 진보라는 두 날개, 남과 북이라는 두 날개로 상생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민족끼리 "가소롭다" "철면피" 맹비난

    하루 전인 6일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진실은 가리울 수 없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 글에서 북한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6일 기고 전문 매체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무수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평화-한반도 평화 구상'을 언급하며 "어처구니 없는 것은 남조선 당국자가 조선반도에서의 대화·평화 흐름을 마치 저들이 주도하기라도 하는 듯이 자화자찬하면서 철면피하게 놀아댄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말 그대로 가소로운 넉두리, 푼수 없는 추태"라며 "남조선 당국은 아전인수 격의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현실을 똑바로 보고 창피스러운 입방아를 그만 찧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악에로 치닫던 조선반도 정세가 2018년에 극적으로 완화되고 북남관계에서 획기적 전환이 일어난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주동적인 조치와 성의있는 노력에 의한 것이라는 것은 세상이 공인하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