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꿈꿀레오’와 김어준의 ‘개꿈공장’은 음모론 판매하는 대기업" 맹비난
  • ▲ 대표적 진보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연일 친문 세력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행보를 두고 패권주의에 빠진 '진보세력'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 대표적 진보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연일 친문 세력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행보를 두고 패권주의에 빠진 '진보세력'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좌파 성향 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연일 '친문(親文)' 세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국사태'와 '검찰개혁'을 두고 친정부 성향 세력과 날을 세우는 그의 행보를 두고 "패권주의에 빠진 좌파세력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친문 세력의 권력화·기득권화로 인한 좌파 세력의 분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의견도 있다.

    진 전 교수는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친문 세력에게 조국은 안중에도 없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조국은 여권으로부터 ‘손절’(관계를 끊는다는 표현)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전 장관 일가를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 중 하나인 공수처법 통과를 위한 용도로만 활용할 뿐이라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친문 세력은) 그(조국)를 검찰권력의 희생양으로 부각시킴으로써 공수처법 통과의 명분을 세울 수 있다"며 "총선까지 '조국 가족은 검찰수사의 희생양'이라는 스탠스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판결이 내려지면 그때는 본격적으로 선을 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중권 “공수처 통과되면 조국 '손절'당할 것”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친문 인사들이 '조국 수호'에 나선 것도 '조국'이 아닌 '대선 카드'를 지키려 했던 것뿐이라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그들은 조국이라는 개인을 지킨 게 아니라 친문 세력의 '대선 카드'를 지킨 것뿐"이라며 "그(조국)는 대선 카드로서 완전히 효용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문재인 정권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이번에 검찰이 구속하지 않았다면 유재수가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내면서 과연 청렴하게 살았을까"라고 반문하며 "아마 기회가 닿는대로 계속 부패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이번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을 도려내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느냐"며 "그런 것들이 정권 말기에 일제히 터져 나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검찰 수사를 일종의 ‘백신’으로 여길 필요가 있다"며 "비리가 있다는 사실보다 더 부끄러운 것은 그것을 감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에 대한 정부여당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절대로 검찰 수사를 방해하는 식으로 이뤄질 수 없다"면서 "산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적 압력으로 방해받거나 중단된다면 이미 그것으로 개혁은 물 건너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도 칼을 댄다는 것을, 과거 정권과는 구별되는 문재인 정권의 자산으로 여겨야 한다"며 "물론 많이 아프겠지만 참고 도려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검찰개혁’ ‘조국사태’… 정부여당 향해 비판 쏟아내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여권의 공세에도 "검찰총장을 ‘토착왜구와 결탁한 적폐’ ‘검찰 쿠데타의 원흉’으로 프레이밍했으면 계속 그렇게 나갈 일이지, 이제 와서 ‘석열이 형’은 뭔지..."라고 비꼬았다.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8일 진행된 공수처 설치법 관련 필리버스터에서 윤 총장에게 "대단히 서운하다"며 "'윤석열 형'으로 시작되는 절절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말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친문세력을 비판했다. 그는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친문세력을 비판했다. 그는 "그들(친문세력)은 조국이라는 개인을 지킨 게 아니라 친문세력의 '대선 카드'를 지킨 것뿐"이라며 "그(조국)은 대선 카드로서 효용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캡쳐
    진 전 교수는 27일 새벽 조국 전 법무부장관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에도 '친문 패거리' '대통령의 간신' 등의 표현을 써가며 친문 세력을 비난했다.

    그는 "(친문 세력이) 영장 기각을 곧 자기들의 ‘승리’로 퉁치고는 바로 공격에 나서, 이번 수사가 무고한 민정수석을 향한 검찰의 음해공작이라는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각 결정이 나자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환영 논평부터 내서 사찰 무마가 ‘정무적 판단임을 법원에서 인정했다’고 성급하게 여론 프레이밍 작업에 들어갔다"면서 "청와대에서 사찰 무마의 ‘범죄가 소명됐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셈"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정권이 성공하려면 주변이 깨끗해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 주변에 간신들이 너무 많다"며 '친문 패거리' '간신' '공적 권력을 사유화해 이득을 챙기는 쓰레기 등' 수위 높은 표현을 써가며 힐난했다.

    진 전 교수는 26일에는 유시민 이사장과 방송인 김어준 씨를 향해 "음모론을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이라며 "유시민의 ‘꿈꿀레오’와 김어준의 ‘개꿈공장’은 일종의 판타지 산업, 즉 한국판 마블 혹은 성인용 디즈니랜드"라고 비난했다.

    이 같은 진 전 교수의 행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친문 세력이 기득권화·권력화하면서 좌파 세력의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중권의 비판 배경은… “친문 패권주의 문제점 알게 된 것”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친문은 진보가 아니다. 단지 친문의 패권주의에 포섭된 것"이라며 "친문이 된다는 얘기는 본인도 프레임화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진보담론이 정치권력을 따라가다 보니 친문이 정권을 독점해버렸다"며 "그런데 조국사태를 겪다보니 진보를 가장한 패권주의라는 문제를 진 전 교수가 확연히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평론가는 "진정한 진보는 패권주의도 비판하고, 진보를 가장한 지식인의 이중성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것이 진보의 올바른 길"이라며 "이것이 진 전 교수가 가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아직 진보가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건전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진보진영이 외형상으로는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며 "친문계가 진보진영의 주류이긴 한데, 문재인 정부 이후에도 그들이 계속 주류일 것이라 단정짓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진보진영 내 균열의 원인을 따져보면 친문 세력의 권력화·기득권화가 상당히 역할을 한 것"이라며 "진 전 교수 같은 경우 진보의 가치를 더욱 지키려 애쓰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