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에 유리하도록 도와… '산재모병원' 좌초 모의도 확인" 김기현 기자회견
  • ▲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은 20일 오전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청와대 하명수사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은 20일 오전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청와대 하명수사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권력 핵심부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짓밟은 테러!”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은 20일 오전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청와대 하명수사와 관련,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시장은 “최고 권력 핵심부가 사실상 선거대책본부가 돼 비서실과 경찰·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환경부를 비롯한 행정부처를 총동원했다”며 “최종 책임자를 가려내 엄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기현, 검찰 출석해 송병기 업무수첩 확인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김 전 시장은 지난 15~16일 이틀간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 전 시장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 내용을 A4용지 4~5페이지 분량으로 정리해 보여주며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송병기 부시장은 지난 6·13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의 선거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김 전 시장이 울산시장으로 있을 때 교통건설국장 자리에서 퇴임하고 송 시장이 당선된 이후 울산 경제부시장으로 취임했다. 

    김 전 시장은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 내용을 토대로 청와대가 송철호 울산시장이 유리하도록 도운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울산시장선거 과정에서 이뤄진 경찰 수사 등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시장은 자신이 추진하던 산재모(母)병원 건립과 관련, 청와대와 송 시장 측이 논의한 정황도 있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송 시장 등이 ‘김 전 시장의 산재모병원 공약은 좌초시키는 게 좋다’고 모의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산재모병원사업은 지난 613지방선거를 2주 앞두고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서 무산됐다.

    청와대, 울산시장 당내 경선 개입

    김 전 시장은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송 시장의 당내 경선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 “내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정하게 되면 ‘송철호가 불리하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송 시장이 매우 늦게 입당한 점에 비춰볼 때 내부 경선이 이뤄진다면 권리당원 확보에 불리한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 전 시장은 송 부시장이 문모 청와대 전 행정관에게 전달한 첩보문건이 청와대를 거쳐 가공된 정황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 전 시장의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자유한국당 법률자문위 부위원장)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공천 개입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선거와 관련된 전방위적 개입은 (이와 비교해) 양이나 질이나 매우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시장은 청와대와 여당이 특별검사 도입을 거론하는 것을 두고 “본질을 흩트리려는 술책”이라며 “이 사건은 권력농단”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