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사장, 18일 연임 포기 밝히며 "적폐청산 이뤘다" 자화자찬… "적반하장도 유분수" 여론 '시끌'
  • "흑자회사를 적자로 만들어 넣고 튀는구나. 대단한 능력자야."

    최승호(59·사진) MBC 사장이 18일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재임 기간 적폐청산을 이뤄냈다"고 자평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 사장이 취임한 이후 MBC가 3년 연속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 반성은커녕 끝까지 '적폐청산' 타령이나 하며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다는 지적이다.

    최 사장이 갑작스레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배경에 대해서도 다양한 추측이 오가고 있다. 일각에선 "최 사장이 취임 전 했던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했으나, 다른 한편에선 "본인의 뜻과는 무관하게 정신적 버팀목이었던 1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서 최 사장의 연임을 반대했기 때문에 물러나는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네티즌 "최승호 경영능력, 거의 낙제 수준" 혹평

    아이디 'crea****'와 'wint****'는 최 사장의 연임 포기 방침을 전한 기사 댓글을 통해 "흑자회사를 순식간에 적자로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MBC, 시원하게 말아드시고 가시네"라고 비꼬았고, 아이디 'sukh****'는 "최 사장이 기자로서는 모르겠으나 경영진으로서는 거의 낙제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아이디 'l216****'는 "400억 적자 물어내고 나가라"며 MBC가 올 상반기에만 4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최 사장이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디 'daha****'는 "아무리 공영방송사라도 방송사 사장이 할 일이 드라마와 예능과 뉴스를 재미있게 만들어 시청률을 높여 흑자를 내는 것이지, 적폐청산이 할 일이냐"며 "최승호 사장이 말하는 적폐청산이란, 노조 데모 때 참여하지 않은 임직원들을 해고시키거나 스케이트장으로 발령내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아이디 'j-ba****'는 "적폐대상은 오히려 이 사람 아니냐"며 "어찌 경영을 하기에 적자를 내고 시청율은 이 모양이냐? ㅋ 누가 적폐인지를 모르는군"이라는 글로 최 사장이 적반하장격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승호, 연임하고 싶어도 노조가 반대해 '불가'"

    댓글 중에는 최 사장이 뜬금없이 '연임 포기' 성명을 낸 것에 대해 "연임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당장 입장 표명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을 수 있다"며 1노조와의 '갈등설'을 주장하는 글도 있었다.

    아이디 'juic****'는 "최 사장은 이미 아웃된 상태였다"며 "연임을 하고 싶어도 노조에서 반대해 못한 것이고, 적자 만회해보려고 지난번 '국민과의 대화'라는 생쇼를 했는데 그게 역풍을 맞으니 청와대한테 제대로 찍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assa****'는 "공천받았나보네"라는 글로, 최 사장의 남은 임기가 '21대 총선' 직전인 내년 2월까지인 점으로 보아 정치권에서 러브콜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처럼 최 사장이 연임에 도전을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주장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MBC 관계자의 시각과도 일맥상통했다.

    최승호 "적폐청산 마치면 뉴스타파 컴백" 공언

    이 관계자는 1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 8월 MBC 경영진이 '신규채용 인력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식으로 향후 4년간 직원의 10%를 감축하겠다'는 회사 중기 인력운영 계획을 밝힌 뒤 사측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았던 1노조에서도 심한 반발이 나왔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1노조는 사람이 재산인 MBC의 경우, 인건비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당연한 비판을 했는데, 사측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부서의 목소리는 반영하지 않고 기계적인 감축 계획만 내놨다"며 "이런 근시안적 처사가 경영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MBC가 '국민과의 대화' 방송 이후 청와대한테 찍혔다는 네티즌의 주장은 확인할 길이 없지만, 방송 이후 '보여주기식 행사였다'는 비판의 소리가 많았다"며 "아마도 MBC 적자규모가 갈수록 불어나고, 칭찬보다는 비판의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최 사장 스스로도 한계를 느낀듯 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최 사장의 출마 가능성을 거론한 네티즌의 주장에 대해선 "이미 2년 전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적폐청산을 마치면 뉴스타파로 돌아가겠다'고 공언한 바 있기 때문에 정치에 투신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