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관계자 "프로듀스 수사, 꼬리자르기식‥용두사미 꼴'로 끝나"
  • ▲ 아이돌그룹 엑스원. ⓒ뉴데일리
    ▲ 아이돌그룹 엑스원. ⓒ뉴데일리
    전국에 아이돌 오디션 열풍을 불러 일으킨 '프로듀스 시리즈'의 시청자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사기 등)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방송제작·연예 관계자 8명이 지난 3일 재판에 회부됐다.

    지난 8월 1일 다수 시청자로 구성된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가 '프로듀스X101' 제작진과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불거진 '프로듀스 조작 사건'은 CJ ENM 계열사 엠넷(Mnet)의 안준영(40) PD와 김용범(45) 총괄 프로듀서(CP)가 업무방해, 사기,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되고, 연예기획사 임직원 5명이 배임증재 등으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영림)에 따르면 엠넷 소속 보조피디 이OO 씨도 이날 안 피디 등과 함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초 피의자로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던 신형관 CJ ENM 부사장(음악콘텐츠본부장·엠넷 부문 대표)에 대해선 이렇다 할 처분 내용이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 가요계 소식통은 "원래 연예기획사 관계자 7명이 안 피디 등을 40여차례 접대한 혐의로 송치됐는데, 검찰 수사 결과 2명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처분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신 부사장의 경우 CJ ENM '윗선'에 대한 내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검찰이 좀 더 지켜보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프로듀스' 최종 결재권자도 의심

    앞서 경찰은 '생방송 시청자 문자투표 원본 데이터'를 통해 '프로듀스 시리즈('프로듀스 101' 시즌1~2, '프로듀스 48', '프로듀스X101')' 전반에 걸쳐 투표 결과 조작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엠넷 뿐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의 결재권자나 CJ ENM 고위 간부들이 이 같은 투표 수 조작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내사를 벌였다.

    실제로 지난달 5일 CJ ENM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본사 임원 중에도 중소 연예기획사로부터 술접대를 받거나 투표 조작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없는지 다각도로 조사를 진행했다.

    아무리 엠넷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라해도 진행하는 사업의 최종 결재권은 결국 CJ ENM 본사에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CJ가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거나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와중에 엠넷 부문 대표가 형사 입건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검·경찰 수사가 사실상 CJ ENM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하지만 지난 3일 검찰이 기소한 피의자 명단 속에 CJ 본사 관계자는 없었다. 구속된 제작진은 2명에 그쳤고, 엠넷 피디들에게 수백만원씩 불법적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은 연예기획사 관계자들 가운데 2명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가요계에선 "시청자들의 제보로 야심차게 시작된 검·경 수사가 엠넷 관계자들만 쳐내는 '꼬리자르기식, 용두사미 꼴'로 끝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은 "CJ ENM 몇몇 직원들이 참고인으로 불려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별다른 혐의점이 없어 내사가 흐지부지된 걸로 알고 있다"며 "CJ로 돈이 흘러들어갔거나, CJ가 불법행위를 지시했거나 묵인했다는 증거가 나와야,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판단할 텐데 아직까지 검찰이 이러한 의심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형관 부사장, '美 업무' 담당설… 엠넷 "사실무근"


    '문화일보'에 따르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던 엠넷의 수장, 신형관 CJ ENM 부사장이 엠넷을 떠나 미국 쪽 업무를 맡게 될 것이란 소문이 사내에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문을 매체에 전한 한 엠넷 관계자는 "혼란스러운 시기의 엠넷을 누가 이끌게 될 지도 알 수 없어 MAMA가 끝난 후 이뤄질 임원 인사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엠넷 측은 해당 보도 내용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엠넷은 3일 "당사의 프로그램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시청자와 팬 여러분들, 그리고 연습생과 소속사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엠넷은 "현재 수사에 성실한 자세로 협조하고 있고, 결과에 따라 엄중한 내부 조치도 취할 것"이라며 "관계자들과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보상안과 쇄신대책 및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향후 계획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아무 잘못 없는 아티스트들과 연습생들에게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배려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