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행사서 시민단체·학계 "보수 이념 실천하는 공천 돼야"… '중진용퇴론' 비판도
  • 2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공천 쇄신, 어떻게 할 것인가'란 제목의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자유민주연구원이 주최하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15분까지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강규형 명지대 교수,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오정근 자유시장안보포럼 공동대표ⓒ심재철 의원실 제공
    ▲ 2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공천 쇄신, 어떻게 할 것인가'란 제목의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자유민주연구원이 주최하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15분까지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강규형 명지대 교수,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오정근 자유시장안보포럼 공동대표ⓒ심재철 의원실 제공
    “중도층 눈치 봐서 이길 수 있겠는가. 공천을 통해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이념을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자유한국당에 고언(苦言)을 쏟아냈다.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상황. 보수통합·공천방식 등 총선전략에서 파행을 거듭하는 한국당에 던지는 충고였다. 참석자들은 내년 총선을 ‘자유민주주의 세력과 민중민주주의 세력 간 대결’로 규정하며 공천방식부터 보수통합의 방향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을 냈다. 

    자유민주연구원이 주최하고 심재철 한국당 의원이 주관한 ‘자유한국당 공천 쇄신,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다. 

    “보수가 못하는 게 낙천·낙선자에 대한 배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폭정으로 훼손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며 토론회의 시작을 알렸다. 내년 총선의 의미를 규정한 이도 유 원장이다. 유 원장은 “내년 4월 총선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세력과 북한식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민중민주주의 세력의 대결”이라고 정의했다. 
  •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심재철 의원실
    ▲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심재철 의원실
    발제를 맡은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이기는 선거를 위한 공천혁명’을 요구하며 “총선에서 제1당을 확보해 정권 탈환의 디딤돌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백종원 요리연구가, 박찬호 전 야구선수,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등 유명인사 영입 방식의 중도층 확장은 한계가 있다”며 “전문적 식견과 자유민주주의 정치이념을 갖춘 신인, 젊은이, 여성 등의 인재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도층 구애’의 한계에 대한 박 대표의 비판은 계속됐다. 박 대표는 “과연 중도층 눈치봐서 이길 수 있겠는가. 회의적으로 본다”며 “21대 총선 공천을 통해 한국당이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이념을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퇴로를 열어주는 품위 있는 물갈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등 20대 국회에서 물갈이됐던 좌파 인사들은 지금 모두 살아났다”며 “보수가 가장 못하는 것이 낙천·낙선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 강규형 명지대 교수ⓒ심재철 의원실
    ▲ 강규형 명지대 교수ⓒ심재철 의원실
    강규형 “당은 가치공동체여야”... ‘대통합’에 대한 불신도

    첫 토론자로 나선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대통합’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강 교수는 “당은 가치공동체여야 하는데, 반대편 가치를 가진 사람을 막 끌어오다 보니 이적행위를 당한다”며 “이런 행태는 이제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의원의 변혁 측, 조원진 대표의 우리공화당과 통합 시도와 관련 “그들은 데려오는데, 왜 우리(수당파)는 자르는가라는 반발을 덮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 오정근 자유시장안보포럼 공동대표ⓒ심재철 의원실
    ▲ 오정근 자유시장안보포럼 공동대표ⓒ심재철 의원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오정근 자유시장안보포럼 공동대표는 ‘공천혁명 5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 공동대표는 5원칙으로 ▲이기는 공천 ▲전문가 공천 ▲가치공천 ▲통합과 쇄신의 균형 ▲투명·공정한 공천을 제시했다. 오 대표는 그 중 ‘이기는 공천’을 강조하며 “지역구의 여론조사와 평판조사를 철저하게 수행해 어느 후보가 이길 수 있는지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가려야 한다”고 거론했다. 

    오 대표는 김세연 한국당 의원의 최근 과격한 불출마선언을 ‘트로이 목마’에 비유하기도 했다. 총선이 6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서 적전분열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것이다. 
  •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심재철 의원실
    ▲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심재철 의원실
    유동열 “3선 이상 다 나가란 주장은 공산주의”

    마지막 토론자로는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이 나서 ‘다선책임론’과 ‘중진용퇴론’을 경계하는 논리를 폈다. 유 원장은 “3선 이상은 다 나가라는 주장은 공산주의”라며 “당에 대한 충성도가 공천의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당이란) 배가 풍랑을 만나 침몰하기 직전인데, 선장과 갑판장을 다 바꾸라는 사람들이 있다”며 섣부른 지도부 교체론도 비판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을 맡은 이진복 의원은 토론자들의 의견에 대한 당의 견해를 내놓았다. 이 의원은 “공천 탈락자들도 보듬어 안아야 한다”며 “그들도 자유시장경제를 운용하는 데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유명인사 영입과 관련, 이 의원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당헌당규상 다음달 17일까지 공관위를 띄워야 하는데,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며 공천심사 과정의 애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또 “저희 당이 꼰대라 청년과 여성을 많이 영입해야 한다고 하는데, 오늘 발언에선 청년과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공천하면 일을 제대로 못할 것이란 회의론도 주셨다”며 “우리 당의 과제는 이런 다양한 견해를 잘 녹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심재철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심재철 의원실
    ▲ 심재철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심재철 의원실
    심재철 “영·호남 따라, 선수 따라 중첩된 기준 적용 가능”

    주관자로 참여한 심재철 의원이 토론을 마무리했다. 심 의원은 "이기는 공천을 위해 다양하게 중첩되는 기준이 적용될 수도 있다. 영·호남에 따라, 선수(選數)에 따라 서로 다른 룰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오늘 나온 의견과 토론자료집을 황교안 대표에게 잘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토론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낮 12시15분까지 2시간 남짓 진행됐다. 대한민국수호비상국민회의·바른사회시민회의·자유민주연구학회·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