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4人 긴급 진단 "경문협 만들어 北 저작권 관리-수금한 사람… 적화통일 말하나?"
  • 지난 2018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2018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17일 "제도권정치를 떠나 통일운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히자, 그의 과거 행적과 통일관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임 전 실장의 '통일운동'이 결국 북한 김정은 정권을 이롭게 하는 행위가 될 것이란 비판이다. 

    임 전 실장은 어제(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도권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예나 지금이나 저의 가슴에는 항상 같은 꿈이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 번영,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며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고 토로했다. 정계 은퇴와 더불어 민간 통일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임 전 실장의 향후 ‘통일운동’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의 통일운동이 ‘적화통일운동’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우려는 통일에 대한 임 전 실장의 ‘마인드’와 최근 행적에 집중된다. ‘행적’은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의 활동에 관한 것이다. 

    경문협 이사장... 조선중앙TV 수신료·저작권 관리

    임 전 실장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의장 출신으로, 2005년 초대 이사장이었던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에 이어 2대 경문협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이후 경문협의 주요 사업은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저작권사무국·민족경제협력위원회와 협의해 북한의 조선중앙TV 영상이나 국내 출판사가 펴낸 북한 작가의 작품 등에 대한 저작권료를 수금하고 김일성종합대학을 현대화하는 것이었다. 

    현재 경문협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북한 저작권료 등에 대한 독점적 수금 권한을 북한으로부터 위임받아 북한의 저작권료를 국내에서 대신 받는 창구 역할을 한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에 대해 지난 6월 "경문협이 KBS 등 지상파로부터 매년 수천만원, 종합편성채널은 수백만원의 저작권료를 수금해 김정은에게 7억9000여 만원을 보냈다"고 폭로했다.

    다음은 남북관계 전문가와 탈북민 출신 등 4인의 ‘임종석식(式) 통일운동’에 대한 비판이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임종석 씨가 통일운동을 하겠다는 얘기를 얼버무려서 하는데, 그가 말하는 통일이 헌법 4조에 명시된 자유민주질서에 기반한 통일인지 북한이 말하는 주체사상 통일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북한 정부와 뒷거래를 하고, 북한 정권에게 화해협력의 손짓을 하며 도와주는 것은 북한 정권의 정당성과 권위를 더욱 높여주는 것일 뿐 자유민주주의로 통일로 가는 길이 아니다. 임종석의 통일운동이 굳이 통일에 기여한다면 그것은 김정은이 원하는 적화통일에 기여하는 것이다. 임종석 실장은 자신의 통일관부터 밝혀야 한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운동권 시절부터 청와대 비서실장을 거치면서 임종석이 말하는 통일은 연방제 통일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자신의 통일관을 명확히 다시 밝혀야 하는데 대충 얼버무리고 가려는 것 같다. 임종석이 생각하는 남북경제협력은 상호의 이익이 아닌 북한에게만 이익을 주는 것이다. 대등한 경제주체가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대한민국의 북한 지원이 실질적인 목적이다. 반국가단체를 위해 저작권료와 수신료 수금을 대행하는 경문협은 국가보안법 9조 편의제공으로 법적인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정성산 영화감독(<요덕스토리> 제작자)

    임종석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은 북한의 '우리민족끼리'와 판박이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그가 단순하고 직선적인 운동권 마인드의 민족 제일주의를 가지고 북한과 수차례 대화했지만 상황을 전혀 진전시키지 못했다. 북한 정권에서도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하는 상황이다. 임종석 씨는 재야로 돌아가 재야에 있는 북한 추종세력을 결집할 것이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 대표

    임종석은 통일을 논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다. 전대협 의장 시절 이후 그는 한 번도 통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변화했다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다. 임종석이 하겠다는 통일은 3대 세습 김씨 정권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고려연방제, 즉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이다. 북한은 헌법상 우리의 국민인 북한 주민 2300만을 강제로 점거하고 김씨 수령의 노예로 만들어 군림하고 있다. 김정은과 북한 정권을 위한 통일운동을 하려는 것이라면 서울에서 하지 말고 평양에 가서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