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당의 통제와 사상교육 안 먹혀"…김씨 일가 기념물 파괴도
  • ▲ 지난 설날 강제동원돼 줄다리기를 하는 북한 청년들. 최근에는 이런 것도 뇌물을 주고 빠지려는 청년들이 많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설날 강제동원돼 줄다리기를 하는 북한 청년들. 최근에는 이런 것도 뇌물을 주고 빠지려는 청년들이 많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에서 최근 유흥비를 마련하려는 20대 청년들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방송은 “최근 북한 당국의 가장 큰 고민은 청년층의 사상적 해이와 당에 대한 충성심 약화라고 알려졌다”면서 “1990년대 후반 이후 태어난 청년들은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문화에 물들어 당국의 통제와 사상교육이 먹히지 않는다”며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징역 10년 이상 중형 선고해도 반사회주의 범죄 증가

    함경북도 소식통은 “당에서는 청년들에게 매일 당 중앙(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지만 사상교육으로 그들을 다잡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올 들어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발생한 보안원(경찰관) 살해 사건, 청진시 신암구역에서 일어난 패싸움, 청암구역에 있는 김정숙(김일성의 본처) 기념물 파손 사건 모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저지른 범죄로 드러났다”며 “사법당국이 징역 10~15년, 또는 종신형을 선고해도 청년들의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이 포고문을 통해 “사회주의 제도를 훼손하는 불법은 엄중 처벌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불법 영상물 유포, 마약, 성매매, 불온 파티 등의 범죄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이야기였다.

    그는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북한에 시장경제와 서방 문화가 유입되었고, 청년들의 의식이 크게 변했다”면서 “최근 일어나는 청년들의 범죄는 생활고 문제가 아니라 모두 유흥비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청년들과 대학생, 고급 중학생(고교생)까지도 당의 지시와 방침을 무시하면서,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또 무슨 거짓말을 늘어놓느냐’며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北청년들, 김정은 향해 “이번에는 또 무슨 거짓말 하냐” 조롱

    양강도 소식통 또한 “요즘 청년들은 당국이 점점 더 통제하기 어렵게 변하고 있다”면서 “청년들의 사상문제가 사법당국의 가장 큰 골칫거리”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10년 전만 해도 충성심으로 뭉친 청년층이 당의 지시와 방침 관철에 가장 앞장섰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이제는 청년들 사이에서 당과 수령(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은 찾아볼 수 없거니와 이들을 사상적으로 통제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 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 당국의 방침과 김정은의 지시에 가장 비판적인 것은 2030세대다. 이들은 당국이 국가대상 건설이나 물자지원을 위해 사상적 무장과 단결을 호소해도 동참은커녕 뇌물로 회피하려는 분위기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북한 청년들은 당국의 지시를 대놓고 하거나 비판하고 있다고 한다. 젊은 김정은의 집권에 큰 기대를 걸었다가 실망한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 소식통의 추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