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소속 가수 '마약 혐의 수사' 무마 의혹으로 경찰 출두
  • 엠넷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을 통해 데뷔한 걸그룹 아이즈원. ⓒ오프더레코드
    ▲ 엠넷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을 통해 데뷔한 걸그룹 아이즈원. ⓒ오프더레코드
    매주 토요일 오후 TBN 부산교통방송 '주말의 가요 데이트'에서 방송되는 '연예가 톡톡'을 <뉴데일리>에 동시 게재합니다.
    ■ 프로그램명 : TBN 부산교통방송 '주말의 가요 데이트'
    ■ 방송 : 부산 라디오 FM 94.9MHz (16:05~17:52)
    ■ 방송일 : 2019년 11월 9일 오후 5시 20분
    ■ 진행 : MC 한주형
    ■ 연출 : 프로듀서 서호택, 작가 윤예슬
    ■ 출연 : <뉴데일리> 연예부 조광형 기자


    △한주형 = 자, 이번엔 한주간에 있었던 핫한 연예가 소식을 들어보는 '연예가 톡톡' 시간입니다. 오늘도 <뉴데일리> 연예부 조광형 기자와 전화 연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 기자님.

    ▲조광형 = 네, 안녕하십니까.

    △한주형 = 오늘은 어떤 소식들을 준비해 오셨는지 궁금한데요. 첫 번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조광형 =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를 제작한 케이블채널 제작진 2명이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5일 김용범 총괄 프로듀서(CP)와 안준영 PD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부장판사는 "두 사람의 범죄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안 PD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중소기획사들로부터 강남 일대 고급 유흥업소에서 회당 수백만원대에 달하는 술접대를 40여차례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CP가 함께 접대를 받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두 사람은 '프로듀스X101'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한 뒤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를 받고 구속된 상태입니다.
  • 지난 5일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혐의로 구속된 안준영 PD. ⓒ뉴시스
    ▲ 지난 5일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혐의로 구속된 안준영 PD. ⓒ뉴시스
    △한주형 = 김용범 피디는 굉장히 유명한 분이잖아요?

    ▲조광형 = 그렇습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의 동생으로도 잘 알려진 김용범 CP는 우리나라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최초로 정착시킨 선구자로 꼽힙니다. 2009년부터 엠넷에서 방영된 '슈퍼스타K 시즌1~3'이 그의 작품입니다. 김 CP는 이후에도 '프로듀스 시즌2'부터 총괄기획자로 합류하며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께 구속된 안준영 PD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프로듀스 시리즈'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프로듀스 101' 시즌1~2, '프로듀스 48', '프로듀스X101'을 모두 연출했습니다. 현재 투표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프로그램은 시즌3~4격인 '프로듀스 48'과 '프로듀스X101'인데요. 경찰은 나머지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도 투표 조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주형 = 결국 두 사람이 누군가의 청탁을 받거나 혹은 자의로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얘기인데요. 원래 이 프로그램이 '국민이 뽑는 아이돌 가수'라는 걸 내세우지 않았었나요?

    ▲조광형 = 그렇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오디션에 응시한 가수 지망생들을 시청자들이 직접 투표해 가수로 만들어 주는 시청자 참여형 예능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요. 경찰 수사 결과 '프로듀스48'과 '프로듀스X101'의 생방송 시청자 문자투표를 관리했던 업체에 보관된 투표 원본 데이터가 엠넷이 마지막 생방송 때 발표한 연습생 순위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와 관련, 구속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경찰 조사에서 오디션 최종라운드에 진출한 20명의 연습생들의 순위가 시청자 투표와 무관하게 이미 정해졌고, 자신들이 여기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프로듀스X101'을 통해 데뷔한 보이그룹 '엑스원'. ⓒ뉴데일리
    ▲ '프로듀스X101'을 통해 데뷔한 보이그룹 '엑스원'. ⓒ뉴데일리
    이 같은 조작 의혹은 지난 7월 13일 방영된 '프로듀스X101'에서 '안정권'으로 여겨졌던 일부 연습생들이 떨어져나가면서부터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방송 직후 일부 네티즌은 1위부터 20위까지 랭크된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가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확인 결과 이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이 순위표에서 앞사람과의 득표 차를 계산해보니 7494, 7495, 2만9978, 10만4922, 11만9911 같은 숫자들이 반복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이처럼 확률상 제로에 가까운 득표수가 나왔고, 이를 토대로 '엑스원' 데뷔 멤버들이 정해졌다는 의혹이 공론화 되자, 다수 시청자들은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하고 엠넷 제작진을 사기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당초 엠넷 제작진은 "득표수를 득표율로 환산했다가 이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해 득표수로 재환산하는 과정에서 수치에 오류가 발생했으나 순위 자체엔 변동이 없다"고 해명했는데요. 득표수가 '특정 숫자의 배수'로 나오게 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라"는 비판 여론이 점점 높아지자, 결국 엠넷은 지난 7월 26일 경찰에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연예기획사들이 투표 결과 조작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3개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프로듀스 시리즈를 만든 엠넷의 본사까지 수색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엠넷의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본사 임원 중에도 중소기획사로부터 접대를 받거나 투표 조작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없는지 다각도로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프로듀스X101' 방송 화면 캡처. ⓒ지니뮤직
    ▲ '프로듀스X101' 방송 화면 캡처. ⓒ지니뮤직
    △한주형 = 사실 이 프로그램이 방영 당시에도 '악마의 편집'이라는 비난을 많이 받았었잖아요?

    ▲조광형 = 그렇습니다. 이 '프로듀스 시리즈'는 시청자들의 온라인 투표로 가수 선발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연습생들을 판단하기 위해선 엠넷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반드시 시청해야 한다는 게 함정입니다. 물리적으로 모든 연습생을 균등하게 촬영해 내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방송에 노출되는 멤버들의 분량이 매회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요.

    '프로듀스'가 소위 '악마의 편집'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출자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편집을 거쳐 방송이 나가고, 이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이 투표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투표 결과가 조작되지 않았다하더라도 방송을 통해 충분히 특정 연습생을 띄워주거나, 반대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게다가요. 선발된 아이돌 가수 중에는 본사의 산하 기획사 출신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시청자 참여형 오디션이라는 포맷 자체가 공정성을 기대하기 힘든 포맷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주형 = 그렇군요. 저도 그렇고, 이 프로그램을 애청했던 많은 분들이 실망감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이번 의혹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이뤄지길 기대하겠습니다. 다음 소식 전해주시죠.
  •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9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청 광역수사대 청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9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청 광역수사대 청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광형 = 최근 가수 승리와 함께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양현석 전 YG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이번엔 협박·범인도피 교사죄·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추가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10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출석한 양 전 대표는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짧은 대답을 남기고 경찰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2016년 YG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가 마약(LSD·대마초) 투약 의혹을 받을 당시, 비아이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던 한모 씨를 만나 '진술 번복'을 종용하고, 회삿돈으로 한씨의 변호 비용을 대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한씨는 그룹 '빅뱅' 멤버인 탑의 전 여자친구로, 2017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향정)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120시간, 추징금 87만원을 선고 받은 바 있습니다.

    앞서 경찰은 2016년 8월 한씨를 체포해 조사하던 중 '비아이에게 마약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얻어내고, 구매 정황 의혹이 담긴 SNS 대화록까지 입수했는데요. 바아이를 소환조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마약딜러' A씨가 체포 과정에서 진술한 고객 명단에 한씨와 비아이의 이름이 모두 나왔지만 경찰은 한씨만 체포해 조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한씨가 3차 피의자 신문에서 진술을 번복했다"며 "'실제로는 마약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꿔 비아이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가 진술을 번복한 진짜 이유는 양현석 전 대표 때문이었는데요. 한씨가 소환조사를 받은 직후 지인을 통해 한씨를 불러낸 양 전 대표는 "변호사를 선임해줄테니 비아이에 대한 진술을 번복해달라. 충분한 사례도 하겠다. 절대로 네가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주겠다"는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주형 = 그렇군요. 이후 소식도 계속해서 전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소식 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뉴데일리 연예부 조광형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