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보고서, 北 위협 강조… "정상회담 불구 핵물질 생산 오히려 증가"
  • ▲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 내놓은 '2020 미국 군사력 지표' 보고서에서 평가한 북한 미사일 사거리. ⓒ美헤리티지 재단 보고서 캡쳐.
    ▲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 내놓은 '2020 미국 군사력 지표' 보고서에서 평가한 북한 미사일 사거리. ⓒ美헤리티지 재단 보고서 캡쳐.
    북한이 이미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고, 이를 중거리미사일에도 장착할 수 있게 됐으며, 미국 본토까지 미사일을 날릴 수 있는 능력도 확보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밝혔다.

    헤리티지재단은 지난 30일(현지시간) 공개한 ‘2020 미국 군사력 지표’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 안보위협이 되는 6개 세력과 미국 군사력의 취약점을 진단했다. 6개 위협세력은 중국·러시아·북한·이란·아프가니스탄과 중동 기반 테러조직이다. 헤리티지재단은 이 가운데 북한을 기존의 핵보유국인 중국·러시아 다음 가는 위협으로 평가했다.

    헤리티지 “北 위협, 러시아·중국 다음 수준”

    헤리티지재단은 보고서에서 “평양은 이미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고, 핵무기를 장착한 중거리미사일을 미국 본토까지 도달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특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개선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계속 수집하는 점을 우려했다.

    보고서는 “두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에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생산이 감소한다는 근거는 없고, 미국 정보기관들은 오히려 북한의 핵물질 생산이 증가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미사일과 대기권 재진입체(Reentry Vehicle, 대기권 재돌입 시 핵탄두를 고열로부터 보호하는 장치), 발사대, 핵무기 생산시설을 개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비축한 대량살상무기와 운반체계 생산역량을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서 보듯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위협도 한국에 실질적인 위협이며, 남북 간 군사적 신뢰조치 구축에도 북한의 대남 전술적·전략적 위협은 줄지 않았으며, 비핵화 또한 진전이 없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 ▲ 북한이 지난 2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SLBM 북극성-3호.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지난 2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SLBM 북극성-3호.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고서는 냉전이 종식되고 30년 가까이 흐르면서 미군의 역량은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재래식 전력뿐 아니라 핵전쟁 능력 또한 크게 약화했다며 “미국은 냉전 때처럼 2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를 능력이 더 이상 없다. 지역별로 커지는 위협에 대처하려면 동맹국들과 역할분담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美, 2개의 전쟁 동시 수행 어려우므로 동맹들이 나서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다코타 우드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미군의 역량 문제를 우려하며 “동맹국 스스로 이익을 지키기 위해 군사력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드 선임연구원은 “특히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지출은 1%대에 머물고 있다”며 “역내 군사력 동원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 저자 중 한 사람인 토머스 스포어 예비역 육군 중장은 “한국도 당연히 지역 내에서 맡는 역할을 늘려야 한다”고 거론했다. 스포어 예비역 중장은 “미국은 한국이 북한에 국한하지 않고 중국 등 역내 위협에 대해서도 인식을 공유하기를 바란다”면서 “중국의 군사력과 동아시아 미군 병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동맹국들이 사용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공동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의 동아시아 내 안보역할 분담을 강조했지만, 그 전에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동아시아 지역의 경우 한국과 일본이 서로 해결하지 못한 역사적 문제와 영토 갈등으로 최근 긴장이 고조됐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동맹국의 지원에 의존하기 힘들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