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 이메일… "모세가 여론조사했다면 이스라엘은? 무소의 뿔처럼 밀고 가라"
  • ▲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뉴시스
    ▲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수장인 양정철 원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옳다는 확신과 신념이 있다면 무소의 뿔처럼 밀고 갈 수 있어야 한다"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조국 사태'로 인한 민심이반에 대한 대응이다. 

    양 원장은 20일 이메일을 통해 "옳다는 확신과 신념이 있다면 무소의 뿔처럼 밀고 갈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늘 새로워야 하고, 안 가본 길을 가고, 안 해본 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 

    그는 이메일에서 "만약 모세가 이집트에서 여론조사를 했다면 이스라엘 민족은 과연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었을까. 예수 그리스도가 이스라엘 땅에서 여론조사를 했다면 그는 뭐라고 설교했을까. 마틴 루터가 여론조사를 했다면 종교개혁이 가능했을까"라며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의 여론조사나 여론이 아니라 옳고 그름에 대한 결단력"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향곡선을 그리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태옥, "현실인식 전혀 못 해"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양 원장이 자신들을 모세와 예수에 비유하는 것이 '타당하지 못한 비유'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양 원장이) 현실인식을 전혀 못 하고 있다"며 "(양 원장의 비유는) 의미있는 개혁을 하면서 저항에 부닥쳤을 때나 할 수 있는 비유인데, 지금 상황에서 이런 비유를 하는 것이 타당한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범법자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법무부장관 직에 임명하는 일을 강행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본인들이 잘못한 일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을 두고 이런 해석을 하는데 누가 감동하겠는가"라며 비판했다.

    양 원장은 편지에서 총선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상황을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지만 선거는 절박한 쪽이 이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당은 대표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무섭게 일치단결해 창당 이래 가장 질서 있고 강력한 단결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며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며 다시 한번 단결을 촉구했다. 

    "총선에서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 반영"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양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최근 민심이반의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나온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낙폭이 매우 크다"며 "자칫 잘못하면 총선에서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행동으로 보이지만, 자신의 지지층 내부 결속만을 다져서 총선 승리가 가능하겠나"라고 비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에서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조국 사태가 반영되기 시작한 8월 넷째 주보다 5% 하락한 40%로 나타났다.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4% 상승한 53%였다. 표본오차와 응답률 등 조사의 세부사항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