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징계' 놓고 바른미래 내분 절정으로… 하태경 "손로남불, 조로남불 뺨쳐"
  •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당 윤리위로부터 6개월 직무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당내 계파 갈등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이종현 기자
    ▲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당 윤리위로부터 6개월 직무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당내 계파 갈등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이종현 기자
    바른미래당이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두고 연이어 충돌했다. 20일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공개석상에서 설전을 이어가며 갈등을 노출했다. 하 최고위원의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발언을 문제 삼아 당 윤리위원회가 6개월 직무정지 징계를 내린 직후 당내 계파갈등은 절정에 달한 모습이다. 

    유승민 "추한 정치" 지적에, 손학규 "정치인 발언 품격  있어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정치인의 발언에 품격이 있었으면 좋겠다. 최소한의 존중을 가지고 이야기해야지, 지도자의 말은 적을 상대로 해서도 품격이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19일 유승민 의원이 자신을 향해 "손 대표께서 이렇게 정치를 추하게 하는지 몰랐다"고 비판한 것에 맞받아치는 발언이다.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격화한 당내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하 최고위원에 대한 당 윤리위의 6개월 직무정지 징계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최고위에는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모두 불참했다.

    지상욱 "징계 철회해달라" 항의

    비당권파인 바른정당계 지상욱 의원은 하 최고위원 징계와 관련, 손 대표에게 항의하기 위해 이날 회의장을 찾았다. 지 의원은 회의 후 손 대표에게 "조국 임명 철회가 아니라 하 최고위원 징계를 철회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래야 앞뒤가 맞다"고 항의했다.

    지 의원은 "하 위원이 네 번이나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 당시도 아니고 몇 달이나 지난 어제에서야 일어난 윤리위 징계는 최고위원 5명이 윤리위원장을 불신임 한 이후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 대표께서는 당헌·당규에 의해 당 운영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윤리위원장은 불신임된 것이기에 윤리위가 열릴 수 없다"며 "정치적 동지를 그렇게 정치적으로 참수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 당은 대표님의 사당이 아니다"라고 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철회 못해"  vs 하태경 "손로남불"

    손 대표는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철회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손 대표는 "징계는 안타깝지만 윤리위 결정을 존중한다. 윤리위원장 불신임은 최고위원이 아니라 최고위원회라는 것이 해석의 여지 없이 명확하기에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고자 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윤리위 결정을 두고 저 손학규가 특정 의도를 가지고 배후에서 결정한다는 허위주장은 모독을 넘어 독립기관으로서 지위와 존엄성을 지키고자 노력해 온 윤리위원회를 모독하는 것"이라며 "즉각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손 대표의 '손로남불'이 조국 '조로남불'을 뺨친다. 손 대표가 민주당 2중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조국 2중대였다"며 "모든 게 적법하게 이뤄져 위법이 없다는 조국 말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의 손 대표 사퇴 요구는 점차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손 대표와 함께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손 대표가 '징계 철회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물리적 분당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도는 상황이다. 

    하태경 "별도 지도부 구성? 아직 그런 건 없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야기를 좀 더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분당설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각에서 당장 별도 지도부 구성을 검토한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자 그는 "그건 기자들이 쓰는 소설이고...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니 얘기를 좀 더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