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류경식당 종업원들' 송환 요구… 北 주민들 "잘 지내는데 왜 돌아오겠나?"
  • ▲ 2016년 4월 국내로 들어오는 류경식당 여종업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4월 국내로 들어오는 류경식당 여종업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 선전매체들이 2016년 4월 중국 류경식당에서 탈북한 여종업원들이 납치당한 것이라며 송환을 요구했다. 이 소식을 접한 북한 주민들은 탈북 여종업원들의 ‘납치’와 ‘송환’보다 이들의 남한생활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 '려명' 등은 최근 류경식당 여종업원의 부모라는 사람들을 내세워 “불순한 목적을 위해 남조선에 끌려간 우리 딸을 돌려보내고 관련자들을 엄벌하라”는 선전을 했다.

    그런데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 특히 평양 시민들은 탈북 여종업원의 ‘납치’와 ‘송환’보다 이들이 한국에서 얼마나 잘사는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방송과 접촉한 중국 단둥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최근 평양 시민들은 탈북 여종업원과 그 가족들의 대조적인 삶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업무차 중국에 온 북한 무역간부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며 “탈북 여종업원의 가족 가운데 일부가 당국의 조치로 밤새 어디론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식을 전한 북한 무역간부는 평양에 오랫동안 거주했다. 이 간부는 “탈북 여종업원들의 가족은 평양 낙랑·만경대·동대원·모란봉·대동강·선교·서성구역에 각각 거주하는데, 여종업원들의 탈북 이후에도 당의 배려로 평양에서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올 봄 탈북 여종업원의 가족 가운데 만경대구역, 대동강구역, 서성구역에 살던 세 가족이 밤새 어디론가 사라졌다”며 “탈북 여종업원 중 일부가 평양에 있는 가족과 몰래 연락하려다 보위부 감시망에 걸려 가족들이 오지로 추방됐다”고 전했다.

    RFA 소식통 “北무역일꾼들, 탈북 여종업원 근황 물어봐”

    중국 선양시의 조선족 소식통은 “북한 무역일꾼들 사이에서는 탈북 여종업원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매우 궁금해 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사람에게 들은 대로 탈북 여종업원들이 서울의 명문대에 다니거나 몇몇은 결혼해 자식을 낳았고, 어떤 이는 연인과 함께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소식을 북한 무역일꾼들에게 전해줬다”며 “(북한 무역일꾼들은) 특히 한국 여권으로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한다는 말에 놀라면서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소식통은 “북한이 가족을 인질로 탈북 여종업원들에게 돌아오라고 요구하지만, 그런다고 처벌받을 것을 뻔히 아는데 돌아갈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최근 며칠 사이 국가인권위가 지난 9일 “일부 여종업원이 식당 지배인의 회유와 겁박에 입국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 부분을 인용하며 탈북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2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국내 입국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확인한 탈북자와 이산가족은 별개 문제”라며 북한 측의 탈북 여종업원 송환 요구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