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 “우리가 했다”… 아람코 “정유시설 화재로 하루 생산량 1/2로 감소”
  • ▲ 예멘 후티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사우디 아람코의 정유시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예멘 후티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사우디 아람코의 정유시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정유시설이 ‘드론(무인기) 자폭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아람코의 정유시설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예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 상품 전문가들은 16일 원유가격이 급등할 것을 우려했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아람코 정유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것은 14일 오전 4시(현지시간)였다.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는 “드론 공격으로 아프케이 지역 정유시설, 쿠라이즈 지역 유전에 있는 아람코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아람코의 산업보안팀이 화재에 대응, 모두 진화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화재가 발생한 아람코 정유공장은 경비가 강화돼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AP통신은 “드론 공격을 받은 아프케이 지역의 부크야크 정유공장은 하루 70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국영 SPA통신을 통해 “이번 화재로 하루 570만 배럴의 석유 생산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석유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미국 CNBC는 에너지 상품 전문가들을 인용해 “아람코에 대한 이번 공격으로 유가가 배럴당 5~10달러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일부 전문가는 세계원유시장 거래가 재개되는 16일부터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美백악관 "사우디 정부 강력히 지지"

    백악관은 아람코가 드론 공격을 당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위권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미국은 중대한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공격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다며, 모든 나라가 이란을 공개적으로 규탄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화재 소식이 전해진 뒤 예멘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은 레바논의 알 마시라 TV를 통해 “우리는 10대의 드론으로 아프케이와 쿠라이즈 지역의 아람코 시설을 공격했다”며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예멘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와 10년 넘게 내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