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도시 아닌 내륙에서 발사 '주목'… "대미 협상력 노린 무력시위" 분석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데일리 DB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데일리 DB
    북한이 지난달 24일에 이어 17일만에 또다시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한 것을 두고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무력 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0일 평안남도 내륙에서 동쪽 방향으로 미상의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330㎞로 탐지됐다. 고도와 속도는 북한의 한·미 탐지능력 역추적 방지를 위해 발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발사체가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거나, 지난달 24일 발사한 것과 같은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올들어 벌써 10번째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며 미사일 도발을 이어왔다. 지난달 24일에도 북한은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라고 주장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9월 미북 대화 재개 발표 직후 도발… 주도권 잡기 의도

    이번 도발은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발표로 9월 중 미북 대화를 재개하자는 뜻을 공개적으로 나타낸 직후에 이뤄졌다. 최 제1부상의 담화에 맞춰 미국의 실무협상을 촉구하고 협상력을 높여 향후 대화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최 제1부상은 지난 9일 담화에서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만남은 항상 좋은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최 제1부상은 그러면서도 "만일 미국이 어렵게 열리는 조미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발사지점도 앞선 9차례와 달리 내륙지역에서 실시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의 발사지점은 그동안 원산과 함흥 등 해안도시에 국한됐다. 이는 김정은이 천명한 ‘미사일 수림화’를 보여주려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은 지난 2013년 북한 전역을 미사일 숲처럼 만들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륙'에서 발사한 점 주목… 2013년 김정은 '北전역 미사일 숲' 지시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이번 사격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또다시 현지에서 지도했으며 이번 시험사격이 그 목적에 완전히 부합되어 무기체계 완성의 다음 단계 방향을 결정짓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 신문은 추가 시험발사도 예고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의 기능이 최종 검증됐으며 연발 사격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