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펀드' 운용사 돈 들어간 웰스씨엔티, '익성' 자회사에 투자… 배터리 신소재 연구 기업
  • ▲ 8월 27일 대통령 전용 수소차 '넥쏘'에 탑승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8월 27일 대통령 전용 수소차 '넥쏘'에 탑승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전용차로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를 채택하는 등 연일 '현대차 띄우기' 행보를 보였다. 친환경 배터리 육성 정책의 일환이다. 이런 가운데 일가족 사모 펀드 투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이 현대차의 협력업체인 '익성'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울산 이화산업단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현대모비스와 5개 부품기업들의 투자협약 체결을 축하했다. 반면 쌍용, 기아 등 같은 국내 자동차 기업의 공장에는 취임 후 방문한 적이 없다. 

    10일 동아일보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소유주 조모 씨(조 장관 5촌 조카)와 코링크PE의 투자사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웰스씨앤티는 조 장관 가족의 투자금이 들어올 당시 정관상 사업목적에 2차 전지를 새로 추가했다. 이후 코링크 설립 자금을 댄 현대차 협력사 익성의 2차 전지 관련 자회사인 IFM에 13억원을 투자했다. IFM은 배터리 신소재 연구, 음극재 사업 등을 하는 회사다.

    이 대화에는 웰스씨앤티가 투자받은 자금의 처리 방안에 대한 논의가 곳곳에 등장한다. 웰스씨앤티는 2017년 8월 코링크PE가 조 장관 부인과 친인척 등의 자금을 받아 조성한 ‘블루코어 밸류업 1호 펀드(블루펀드)’로부터 13억8000만 원, 코링크PE 자체 자금 10억 원 등 총 23억8000만 원을 투자받았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 대표는 “결국 통장이나 모든 걸 오픈해야 하는 시점이 올 텐데,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 그게 제일 클린하다”며 IFM으로 흘러간 자금 흐름을 일부 공개하려는 뜻을 내비친다. 하지만 조 씨는 최 대표를 강하게 저지한다. 조 장관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일 때, 가족의 투자금이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신사업에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외부에 보이는 게 부적절하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 씨는 “(웰스씨앤티가) IFM에 투자가 들어갔다고 하면 (정부의) 배터리 육성 정책에 맞물려 들어간다”며 “그래서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배터리 육성 정책에 (투자)한 거 아니냐, 완전히 빼도 박도 못 하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부 다 이해충돌의 문제가 생긴다”고도 언급했다.

    조국 5촌 조카 "전부 다 이해충돌 문제 생긴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블루펀드와 코링크PE에서 웰스씨앤티에 투자한 돈의 일부가 IFM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익성으로 흘러들어간 정황도 포착됐다. 최 대표는 조 씨에게 “익성의 이모 회장에게 (웰스씨앤티에 들어온 돈) 7억3000만 원을 주지 않았느냐”며 “차용증을 만들어놓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조 씨는 “코링크가 익성에 투자를 했었고, 이게 또 문제가 될 것 같다”며 거절한다. 녹취록에는 문제의 돈이 익성을 거쳐 아파트 시행사로 간 것으로 나온다.

    조 씨는 또 “(이렇게 코링크 투자사 간 자금 흐름이 오픈되면) WFM이고 IFM이고, 익성이고 웰스씨앤티고 코링크고 간에 전부 검찰 수사 제발 해달라는 얘기로 (조 장관의) 낙마는 당연해진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자동차 배터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기공식 행사장에서 안병기 현대모비스 전동화사업본부장으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면 배터리 크기도 점점 줄어들 수 있는 것인가", "배터리 크기가 줄어들면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한가)”, "이 배터리는 얼마나 주행할 수 있나"라고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전기차, 수소전기차의 (기술) 수준이 세계에서 어느정도나 되나"라고 물었다. 이 질문에 안 본부장은 "당연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답했고, 문 대통령은 답변을 듣고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