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경고 하루 반나절 만에 미사일로 응수… 전문가들 "北 협상용 압박전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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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에게 "비핵화 협상에 바로 복귀하지 않거나 미사일 실험을 감행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경고한 지 하루 반나절 만에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한반도 안보가 시계 '제로(0)'에 빠져들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ABC TV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거나 양측 정상이 세 차례 만나 합의한 사항과 부합하지 않는 미사일 시험을 실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실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계속 이행해온 것으로 안다"며 "우리는 앞으로 며칠 혹은 수 주 안에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최선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9일(한국시각)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부상을 통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 제1부부상은 "우리는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수 시간 뒤인 10일(한국시각) 오전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연달아 발사했다. 합참에 따르면 발사체는 10일 오전 6시53분쯤과, 오전 7시12분쯤 두 차례에 걸쳐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발사됐다. 두 발의 발사체는 330km 비행했으며, 서쪽 내륙에서 동해 쪽으로 발사됐다는 점에서 최근 공개된 '초대형 방사포' 등 신형무기체계의 내륙관통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북 실무협상 재개 메시지 발표 직후 또 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해 '협상 준비' 차원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핵확산전문가는 SNS를 통해 "북한의 이번 미사일은 협상을 위한 준비"라고 평가했다. 나랑 전문가는 불과 수 시간 사이를 두고 대화 제의와 도발을 오간 북한의 태도에 대해 "고전적인 지렛대 플레이"라며 "김정은이 김정은답게 행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앙킷 팬더 미국과학자연맹(FAS) 부속선임연구원 역시 이번 발사체 발사가 대화 제의 직후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팬더 연구원은 "북한은 자신들 만의 최대 압박 방식을 실천했다. 아마도 현재 그들의 방식은 최대 압박과 참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부는 10일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