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철 등 스타급 PD '엑소더스'에 사내 분위기 '뒤숭숭''적자 누적'에 투자 위축… MBC 경영진, '대어' 계속 놓쳐
  • ▲ 지난달 HB엔터테인먼트로 이직한 노도철 PD. ⓒ뉴시스
    ▲ 지난달 HB엔터테인먼트로 이직한 노도철 PD. ⓒ뉴시스
    올해 들어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을 연출한 최병길(43) PD가 CJ ENM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으로 이적한 데 이어 월화드라마 '검법남녀'를 '시즌제'로 정착시킨 노도철(48·사진) PD가 지난달 30일 'HB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영진이 장기투자를 망설이는 바람에 계속해서 '대어'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MBC 내부에서 흘러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법남녀' 시즌3는 HB엔터에서"

    MBC노동조합(위원장 허무호·이하 MBC노조) 관계자는 "최근 노도철 PD가 드라마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로 적을 옮겼다는 소식에 사내가 뒤숭숭하다"며 "노도철 PD는 '프란체스카', '군주'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수작들을 연출한 실력파인데, 최근에 '검법남녀 시즌2'를 10% 내외의 높은 시청률로 연출해 찬사를 받은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보도에 따르면 '검법남녀' 시즌1·2를 제작한 HB엔터테인먼트가 본격적인 드라마 시즌제 도입을 촉구하며 MBC에 세트장 건축과 출연진 스케줄 조율 등을 요청했으나, 회사 측이 시즌제 도입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제작사가 아예 노도철 PD를 스카웃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미씽나인'과 '앵그리맘'을 연출한 최병길 PD는 스튜디오드래곤으로 이적했고, '퐁당퐁당러브'를 제작했던 김지현 PD와 '세가지색 판타지'를 제작했던 박성은 PD도 올해 MBC를 떠났다"면서 "이 중에는 육아휴직을 낸 뒤 한 달쯤 지나 사표를 낸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본사가 그나마 갖고 있던 드라마 기획과 연출 역량도 소진돼 가고 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고 말한 이 관계자는 "이런 와중에 중견급 장모 기자가 외교부 정책홍보담당관으로 채용돼 사표를 냈다는 소식도 들리고, 해외연수나 육아휴직을 이유로 보도국을 떠나고자 하는 베테랑 기자들의 소식이 이어지면서 보도국의 사기도 많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엑소더스'가 절정을 이루면서 과거 화려했던 명성과 쟁쟁하던 선후배들은 온데간데 없어졌고, 구성원의 창의적 역량으로 살아가는 MBC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졌다"면서 "최승호 사장 등 현 경영진은 글로벌 역량 강화와 비용구조의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떠나는 집토끼부터 잡아달라는 냉소어린 시선들이 사내에 가득하다는 점을 직시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10월부터 월화드라마 방송 중단"

    한편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MBC 경영진은 지난달 19일 노조 측에 "올해도 대규모 적자(900억~1000억원)가 예상되는 만큼, 인건비와 제작비, 기타 경비 등을 축소하기로 했다"며 ▲부국장 직무 폐지 등 보직 축소 ▲신입사원 채용 최소화 ▲10월 이후 월화드라마 방송 중단 ▲드라마 탄력 편성 ▲프로그램 통합 및 축소 ▲보직자 직급별 업무추진비 20% 삭감 ▲파견직 축소 ▲헬기 매각 ▲정수장학회 기부금 축소 계획 등을 담은 '비상경영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