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베넷 연구원 분석… 한국군, 내년까지 요격미사일 90기, 주한미군 합쳐도 800기
  • ▲ 주한미군에 배치된 탄도탄 요격용 패트리어트 PAC-3 MSE 미사일. ⓒ미군 제35방공포병여단 공개사진.
    ▲ 주한미군에 배치된 탄도탄 요격용 패트리어트 PAC-3 MSE 미사일. ⓒ미군 제35방공포병여단 공개사진.
    우리 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으려면 최소한 1000여 기의 요격 미사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020년까지 우리 군이 도입을 계획한 탄도탄 요격 미사일의 10배가 넘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4일 국방부가 발표한 ‘2020~24 국방중기계획’에 대한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北 미사일, 구형 합치면 1300기" 분석

    국방부는 ‘2020~24 국방중기계획’에서 34조1000억원을 들여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레이더,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 탄도미사일 요격용 패트리어트 PAC-3 MSE 도입, 철매Ⅱ 성능 개량, 장거리 요격 미사일 L-SAM 개발 완료 등을 통해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국군의 기술력 향상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요격 미사일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군이 패트리어트 PAC-3 성능 개량형인 MSE 90여 기를 2020년까지 도입해 배치할 것으로 안다”면서 “이것만으로는 북한 미사일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베넷 연구원은 이어 “한국군이 800여 기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려면 적어도 1000여 기의 요격용 미사일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MD)와 통합해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북한 미사일 위협을 연구하는 이안 윌리엄스 박사는 “한국군의 국방중기계획은 무엇보다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빠진 부분이 있다”면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와 통합”이라고 주장했다.

    윌리엄스 박사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KN-23)처럼 저고도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은 궤적을 추적할 때 가능한 한 많은 레이더가 통합된 체계에서 감지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미국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감시자산을 육상·해상·공중·우주에 다량 보유했다”고 지적했다.
  • ▲ 경북 성주에 있는 사드 포대. 한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적극 환영했더라면 북한 미사일 위협에서 좀 더 안전했을 수도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북 성주에 있는 사드 포대. 한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적극 환영했더라면 북한 미사일 위협에서 좀 더 안전했을 수도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방송은 월러스 그렉슨 전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의 주장도 전했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한국군이 북한 미사일을 발사단계에서 요격할 때를 대비해 일본과 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언급한 ‘800여 기’는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에서 알려진 북한군 탄도미사일 수보다 훨씬 적다.

    2013년 6월 중국 관영 환구시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 전략로켓군은 9개 여단으로 구성됐다. 전체 병력은 군단급인 3만여 명 수준이다. 국방부는 2016년 이전까지 북한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이 신형과 구형을 합쳐 최대 1300여 기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중국 “북한 탄도미사일 최대 1300기”

    2016년 9월 이전 군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 탄도미사일기지는 전국 12곳에 있으며, 보유한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화성-12형부터 화성14형까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을 합쳐 100여 기, 노동 미사일 400여 기,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화성 5호와 화성 6호 800여 기 등 1300여 기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동식 차량 발사대는 신형과 구형을 합쳐 200여 대로 추산된다.

    한미 연합군의 요격체계는 대부분 주한미군 소유다. 주한미군은 현재 제35방공여단 소속 패트리어트대대 한 곳이 탄도미사일 요격용 PAC-3 MSE를 보유했다. 이 대대에서 유사시 사용할 수 있는 미사일은 512기다. 한국군도 2개 패트리어트 대대를 배치했다. 사용하는 요격 미사일은 PAC-3급이다. 이들이 쓸 수 있는 미사일은 최대 190발 안팎이다.

    즉 유사시 한미 연합군이 쓸 수 있는 요격미사일을 다 합쳐도 800여 기에 불과하다. 북한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보다 500여 기 이상 모자란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은 “미국 국방부 대변인실에 한국군의 국방중기계획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으나 ‘한국 국방에 대해 할 말이 없으니, 그 부분은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문의하라’며 답변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