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서 써준 것 졸졸 읽어" "대책 없이 말재간만"… 조평통, 文 '평화경제' 축사 조롱
  • ▲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읽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읽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이라며 맹비난했다. 또 “남조선 당국자들과 다시는 마주 앉을 일이 없을 것”이라며 향후 남북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비난과 관련해 “공식적인 평가는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허무한 경축사, 정신구호의 나열” 조롱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는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다. 조평통은 이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라 부르며 비난하고 조롱했다.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자의 광복절 경축사는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라며 “섬나라 족속들에게 당하는 수모를 씻기 위한 대책도, 타들어 가는 경제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방안도 없이 말재간만 부렸으니 ‘허무한 경축사’ ‘정신구호의 나열’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도 하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이어 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해 “최근 북조선의 몇 차례 우려스러운 행위”라고 말한 부분을 가리켜 “광복절과는 인연이 없는 망발을 늘어놓은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자는 남조선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남북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조롱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지휘소연습과 지난 14일 국방부가 내놓은 국방중기계획의 대북 억지력 강화 부분, F-35A 스텔스 전투기와 RQ-9 글로벌호크 도입을 지적하며 “(남조선 당국자는)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 읽는 남조선 당국자는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며 “북쪽에서 사냥총 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애써 의연함을 연출하며 북조선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하는 모습을 보면 겁에 잔뜩 질린 것이 역력하다”고 비웃었다.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이 이번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끝나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 망상하면서 향후 미북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 보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미련은 미리 접는 게 좋을 것”이라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선언했다.

    통일부, 북한의 文대통령 비방에 “공식적 평가는 적절치 않다”

    조평통 대변인의 담화는 향후 남북 정상회담은커녕 대화 자체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대남비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조평통 대변인의 담화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평가는 적절치 않다”며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은 예단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북측의 문 대통령 비난은) 판문점선언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북측도 우리의 대화 노력에 호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