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90년생이 온다> 책 선물하며 20대 지지율' 관리… 야권은 잇달아 '분당사태' 직면
  • ▲ 문재인 대통령이 메시지 카드와 함께 청와대 전 직원에게 선물한 책 <90년생이 온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메시지 카드와 함께 청와대 전 직원에게 선물한 책 <90년생이 온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전 직원에게 <90년생이 온다>는 책을 선물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대비한 20대 지지율 관리 차원이라는 분석이 돌았다. 

    청와대가 설명하는 선물 배경은 물론 ‘순수’하고 ‘비정치적’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책 선물과 함께 "새로운 세대를 알아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그들의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면서 "누구나 경험한 젊은 시절, 그러나 지금 우리는 20대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현정권에 대한 지지율 변천을 살필 경우, ‘90년생’들에 대한 청와대의 관심에서 고도의 ‘전략’을 포착할 수 있다. 

    청와대는 그동안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로 대표되는 지지 약세에 위기감을 느껴왔다. 한국갤럽 8월 1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은 48%다. 지난해 8월엔 63%까지 나왔던 20대의 지지율이 1년 만에 15%p 줄어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등 20대를 위한 공약을 펼쳤지만 지지율로 이어지는 효과가 이제는 바닥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최근 비서실에 청년정책소통관을 신설하고 여선웅 전 서울 강남구 의원을 발탁하는 등 인적 변화도 줬다. 이번에 문 대통령이 직접 <90년생이 온다>는 책을 선물한 후 청와대에서 보도자료를 내고 공세적 홍보를 펼친 것은 '현 집권세력은 자유분방한 신세대들을 이해한다'는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총선을 8개월 앞두고 벌써부터 '큰 그림'을 그리고 취약층을 보완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지난해 출간된 임홍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는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1990년대에 태어난 20~30대가 '사회생활'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룬 책이다.  

    단합돼 자신감 찬 여권… 야당들은 분당 가속화

    이 같은 여권의 최근 행보는  '총선 압승' 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이 목표를 향해 단합해 나아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반면 야권은 '속수무책'으로 이를 지켜보는 형국이다. 

    지난 6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정당 해산 청구 청원에 대해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이라며 "정당에 대한 평가는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 전반에 대한 비판이지만, 사실상 '표심을 통해 국회 파행의 책임이 있는 야권을 심판해 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자 한국당은 강 수석의 발언이 "선거중립 의무를 명시한 선거법 9조를 위반했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아직도 당 차원의 법적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를 선거에서 심판해 달라"고 하자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은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바 있다. 선거법 위반이라는 공세를 펼치자니 '내로남불'이라는 비난 역풍을 받을 소지가 있는 셈이다.

    이탈, 집단탈당, 분당 위기… 야권의 사분오열

    한국당은 또한 총선을 앞두고 잠재적인 분당 위기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는 상황이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월 대표직에 취임하면서 친박·비박 계파갈등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만한 통합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홍문종 의원 탈당으로 태극기세력과 멀어지자, 바른정당계와의 보수 대통합으로 눈길을 돌렸다. 

    최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 긍정적 반응을 얻지 못했다. 결국 유 의원의 몸값만 높아졌고, 친박계의 지도부를 향한 불만은 커졌다. 한국당은 아직까지 총선 채비를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바른미래당은 총선을 앞두고 혁신위원회를 꾸려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손학규 대표 측의 당권파와 바른정당계의 비당권파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진 채 이날 혁신위 활동이 끝났다. 혁신위는 위원이 대거 사퇴한 '반쪽짜리'로 전락해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민주평화당에서 탈당을 공식 선언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박지원· 천정배 의원 등 10명은 14일 제3지대 신당 추진을 위해 16일자로 탈당계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