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부의장 내정자 "북한 협박은 대내용…일본이 두려워하는 건 남북경협" 주장도
  • ▲ 과거 민주평통에서 강연할 당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거 민주평통에서 강연할 당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9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임명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지난 12일 라디오 방송에서 펼친 주장이 논란을 일으켰다. 

    정 내정자는 12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해 “최근 북한의 잇단 단거리미사일 시험발사는 비핵화 이후 남한에 비해 군사력 열세에 처할 것에 대비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정세현 “북한, 비핵화 이후 대비해 신무기 개발”

    정 내정자는 “북한 비핵화가 실제로 시작되면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포기해야 되는데, 그렇게 군사력이 현저히 약화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시험”이라며 “대남 군사력 열세를 메꾸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를 하고 나면 남북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되고, 그러려면 군축을 해야 되는데, 이를 앞두고 무기를 만들어 놔야 나중에 한국과 같은 비율로 무기를 감축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면서 “지금 훈련을 핑계대고 실전배치를 할 수 있는 단거리미사일을 만들어 놔야 평화협정 협상 때 불리하지 않다는, 그런 계산까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정 내정자는 이어 “북한은 지금 여러 수 앞을 내다보고 계산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내정자는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는 “북한의 대남 비방과 협박은 대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외무성의 권정근 북아메리카국장이 거친 표현을 썼는데, 이건 대내용”이라며 외무성은 미국과 대화와 제재 해제에 몸이 단 김정은의 뜻에 따라 올해 안에는 미북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절박감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먼저 개선하지 않으면, 또는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비핵화 과정이 시작되지 않으면 개성공단이든 금강산관광이든 또는 우리 기업들의 대북투자 이런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한국과의 대화를 뒤로 미루는 것”이라며 “우리 언론에서는 이걸 자꾸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고 하는데, 그건 정확히 말하면 선미후남(先美後南)”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선전매체를 통해 한국 정부와 군, 정치권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북한이 가끔, 정말 절실하게 우리 도움이 필요할 때는 애들 쓰는 말로 약을 올린다”며 북한의 막말과 협박이 ‘도움 요청’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남북경제협력 가장 두려워해”

    정 내정자는 한일 갈등에 대해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일본의 압박을 극복하자”면서 “지금 일본이 두려워하는 게 바로 그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8년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 3만1000달러, 일본 3만9000달러였다”면서 “남북이 손을 잡고, 북한이 한국 경제발전의 블루오션이 되면 일본 따라잡는 건 금방”이라고 주장했다. 

    정 내정자의 이 같은 발언을 놓고 인터넷에서는 "너는 어느 편이냐"는 말까지 나왔다.

    정 내정자가 맡게 되는 민주평통은 헌법기구다. 대통령이 당연직으로 의장을 맡는다. 수석부의장은 국무총리급 예우를 받는다.

    정 내정자는 1945년 6월 만주국에서 태어났다. 광복 후 부친의 고향인 전북 전주로 내려가 자랐다. 경기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국제관계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토통일원·세종연구소·민족통일연구원 등에서 근무한 뒤 1993년 5월 대통령 통일비서관에 임명됐다. 2001년 5월에는 국가정보원장 통일특별보좌관에 임명됐고 2002년 1월부터 2004년 6월까지 통일부장관을 지냈다. 2006년 7월부터는 김대중 평화센터 부이사장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