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정인화·천정배·최경환 탈당계…장정숙 당직 사퇴
  •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인 대안정치 소속 10명 의원들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종현 기자
    ▲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인 대안정치 소속 10명 의원들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종현 기자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이하 대안정치)가 12일 집단탈당했다. 과거 국민의당 분당과 바른미래당 창당 과정에서 이탈한 의원들이 뭉쳐 만든 평화당이 창당 1년6개월 만에 분당 국면을 맞은 것이다. 이들의 집단탈당이 ‘야권 정계개편’으로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이다. 

    대안정치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10일 동안 시간적 여유를 갖고 지도부와 마지막 대화를 나눴지만 정동영 당대표의 입장은 확고했다”며 “불가피하게 대안정치 소속 10명은 탈당한다”고 밝혔다. 

    대안정치는 “평화당은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에게 마음의 큰 빚을 졌다”며 “이 빚을 갚기 위해 우리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앞서 8일 탈당을 선언했으나 탈당계는 제출하지 않아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하지만 당권파와 마지막 협상에도 실패하며 결국 탈당계 제출을 단행했다. 

    이날 탈당한 의원은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9명이다. 대안정치 소속 장정숙 의원은 탈당계가 아닌 당직사퇴서를 제출했다. 장 의원은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평화당에서 활동 중이나,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 9명이 탈당하고 1명이 당직을 사퇴함으로써 총 10명이 빠져나간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6·13지방선거 이후 당 활동에 선을 그어온 김경진 의원도 이날 오후 탈당계를 제출한다. 다만 대안정치가 꾸리는 신당 창당작업에는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을 것으로 전해졌다.   

    중립파 3인도 ‘연쇄탈당’할까… ‘정동영 1인정당’ 될 수도 

    설상가상으로 중립파인 김광수·조배숙·황주홍 의원의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 의원의 경우 정 대표가 중립파의 중재안에 대한 의견을 번복하자 중재를 포기한 바 있다. 당 사무총장인 김 의원도 정 대표에게 비당권파의 제안인 ‘당대표직 사퇴’를 피력했으나 정 대표가 기존 의견을 고수하자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유성엽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직후 “중립파와도 대화를 나눴다. 그분들도 (탈당을) 고민 중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위원장 등의 연쇄탈당도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중립파 의원들까지 탈당을 감행한다면 평화당에는 정 대표와 박주현 의원만 남는다. 그러나 박 의원 역시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 출신으로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임을 감안하면, 평화당은 정 대표 혼자인 ‘1인정당’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대안정치의 집단탈당은 평화당 내부뿐만 아니라, 야권 정계개편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대안정치와 바른미래당 국민의당계가 ‘호남’을 연결고리로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대안정치가 일단 비교섭단체로 등록한 다음, 추후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계 등을 상대로 세 결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이 당권파인 국민의당계와 비당권파인 바른정당계가 장기간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유성엽 의원은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과 합칠 가능성에 대해 “다른 정당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제3지대에서 새 인물을 발굴하는 게 우선순위”라면서도 “바른미래당은 내부에서 따로 결정할 것으로 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교감했다”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 

    평화당 “왜 남의 당 기웃거리나” 바른미래당과 연합 가능성 ‘저격’ 

    평화당은 이 같은 ‘호남계 신당 창당’ 조짐에 대해 “총선 전 합종연횡하는 구태”로 규정하고 대안정치 측을 맹비난했다. 

    이승한 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대안정치의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10주기를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져 민주개혁세력에게 죄송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탈당 의원들은 더 이상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호남을 팔아 정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남의 당 담벼락은 왜 기웃거리는가”라고 저격하며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탈당 의원들은 전당대회 후 정 대표와 단 한 차례의 협력도, 화합도 한 일이 없다”며 “당 공식 행사 때도, 선거제 개혁을 위한 지난 겨울 농성장에도 그들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신당 창당 추진준비위원장 및 당대표 외부 인사 영입

    대안정치는 향후 신당 창당 추진준비위원회를 발족, 창당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시기는 미정이나 가능한 한 빨리 추진준비위를 꾸릴 것”이라는 게 유성엽 의원의 설명이다. 추진준비위원장은 외부 인사로 영입하며, 신당 창당 후 당대표도 외부 인사를 추대한다는 계획이다. 신당 창당 전까지 임시 대표직은 유성엽 의원이 맡는다. 

    다만 이날 제출된 이들의 탈당계는 오는 16일 이후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이 국고보조금을 원래대로 받을 수 있도록 법적 탈당은 16일에 하겠다”는 것이다.

    유성엽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 후 ‘15일 전 탈당으로 평화당의 국고보조금이 줄어들게 될 텐데 그것도 감안했느냐’는 질문에 “15일에 정당보조금이 결정되는데 오늘자로 탈당계를 제출하면 평화당의 국가보조금이 줄어든다고 한다. 평화당에 남은 분들도 궁극적으로는 우리와 함께할 것이고 정상적으로 국고보조금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체 합의를 통해 16일자로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