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고백부부'에 등장한 술집, '이OO' 내부 전경과 흡사…'장소협찬 이OO' 사진도 올려
  • 대성(30·본명 강대성)이 소유한 논현동 H빌딩 지하 1·2층에 입주해 있는 룸 가라오케 '이OO'의 시그니처 룸 전경. ⓒ뉴데일리
    ▲ 대성(30·본명 강대성)이 소유한 논현동 H빌딩 지하 1·2층에 입주해 있는 룸 가라오케 '이OO'의 시그니처 룸 전경. ⓒ뉴데일리
    그룹 '빅뱅'의 대성(30·본명 강대성)이 소유한 서울 논현동 H빌딩에서 불법 영업을 해온 무허가 유흥업소 중 한 곳이 지상파 드라마에 '장소협찬'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OO' 시그니처 룸이 드라마 촬영 장소?

    이 같은 의혹은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됐다. 사진은 '이OO'라는 유흥업소가 자체 홍보 사이트에 올린 것으로, 특정 드라마에 등장한 업소 내부 전경을 담고 있었다. 해당 드라마는 2017년 하반기 KBS 2TV에서 방영된 '고백부부'다.

    취재 결과, 드라마에 노출된 장소와 '이OO'의 실제 내부 전경이 상당히 흡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10월 13일 방송된 '고백부부'에 최반도(손호준 분)가 병원 원장들과 함께 한 술집에서 거나하게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들이 술자리를 벌인 룸이 '이OO'를 대표하는 룸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아쿠아색 소파와 주황색 쿠션, 그리고 벽에 걸린 고흐와 모나리자 초상화의 합성 그림은 '이OO'의 시그니처 룸을 상징하는 트레이드마크다. 유흥업소 전문 블로그 등에 소개된 '이OO'의 홍보물 사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이 시그니처 룸이다. '고백부부'에 등장한 술집에도 고흐와 모나리자의 합성 그림이 걸려 있고, '이OO'의 홍보물에 나온 것과 동일한 모양의 소파가 놓여 있었다.

    결정적으로 '이OO'는 자체 홍보 사이트에 '장소협찬 - 이OO'라는 워터마크를 삽입한 드라마 화면 캡처 사진을 올려, 자신들이 협찬한 사실을 대내외에 공개했다.
  • 2017년 방영된 KBS 2TV 드라마 '고백부부'와 '매드독' 스틸 컷. 룸 가라오케 '이OO'의 시그니처 룸과 흡사한 장소에서 출연진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뉴데일리
    ▲ 2017년 방영된 KBS 2TV 드라마 '고백부부'와 '매드독' 스틸 컷. 룸 가라오케 '이OO'의 시그니처 룸과 흡사한 장소에서 출연진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뉴데일리
    드라마 방영 시기, 대성 건물 매입 시기와 겹쳐

    이밖에도 '이OO'는 드라마 '매드독'도 자신들이 협찬했다며 관련 사진을 해당 사이트에 올렸다. 그러나 이곳이 '이OO'임을 알아볼 수 있는 뚜렷한 특징이 없어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매드독'의 제작사 측은 3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시 장소협찬 등을 담당했던 인력이 빠져나가, 실제로 '이OO'라는 유흥업소와 협찬 계약을 맺었었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드라마가 방영된 시기는 대성이 H빌딩을 매입한 시기와 겹쳤다.

    대성은 2017년 8월 7일 310억원에 H빌딩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11월 6일 잔금을 치른 뒤 소유권 이전 등기를 접수했다.

    '매드독'은 2017년 10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매주 수·목요일 KBS 2TV에서 방영됐고, '고백부부'는 2017년 10월 13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같은 채널에서 방영됐다.
  • 룸 가라오케 '이OO'의 내부 로비 대기실 전경. 드라마 '매드독'의 촬영 장소로 추정되는 곳이다. 사진 우측은 '이OO'의 또 다른 룸 내부 모습. ⓒ뉴데일리
    ▲ 룸 가라오케 '이OO'의 내부 로비 대기실 전경. 드라마 '매드독'의 촬영 장소로 추정되는 곳이다. 사진 우측은 '이OO'의 또 다른 룸 내부 모습. ⓒ뉴데일리
    유흥업소 종사자 "업소와 건물주 유착 의심"

    이와 관련, 한 유흥업소 종사자는 "'이OO'의 업주가 '건물주'인 대성과의 인연을 매개로 드라마 협찬을 부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건물을 매입한 동시기에 방영된 드라마에 업소 전경이 나왔다는 건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종사자는 "언론보도를 보면 H빌딩 내 입주한 업소들이 전부 'VIP 회원제'로 운영돼 잘 모르는 일반 손님은 받지 않는 것으로 나오는데, 평범한 업주들은 이렇게 손님을 가려 받으면서 이 정도 규모의 업소를 돌릴 수 없다"며 "사실상 건물주인 대성이 업소 영업에 어느 정도 관여했을 것으로 우리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하 1층과 지상 8층 업소, 한때 같은 업주가 운영

    '이OO'는 H빌딩 지하 1·2층에 입주한 룸 가라오케로, 대성이 H빌딩을 매입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곳 지하에서 영업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흥업소 관계자들이 자주 찾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따르면 애당초 '이OO'는 'YOO'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돼 왔는데, 2017년 업주가 바뀌면서 상호도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빌딩 8층에 위치한 '판OO'의 업주가 원래는 'YOO'도 함께 운영했으나, 2017년 지분을 정리하면서 지금은 '판OO'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