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애스퍼 지명자, 상원 군사위 인준 청문회… "北 억제에 한미연합훈련 필수" 강조
  • ▲ 마크 애스퍼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크 애스퍼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크 애스퍼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 참석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애스퍼 국방장관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주민들의 대규모 피해 없이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한국의 안보는 아시아의 안보”라고 표현했다.

    애스퍼 국방장관 지명자 “북한 핵·미사일만 제거 가능할 것”

    방송에 따르면, 이날 청문회에서 “한반도 위기상황 때 미군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시설을 재빨리 확보하고 무력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애스퍼 지명자는 “북한 주민의 인명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애스퍼 지명자는 “저는 주한미군이 비상사태 발생 시 북한에 있는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시설의 위협을 줄일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이해한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는 의도되지 않은 광범위한 영향을 발생시키지 않고 목표시설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정보기관 및 에너지부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애스퍼 지명자는 “한국의 안보는 아시아의 안보”라며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한반도는 이 지역과 세계의 자유로운 사람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밖에도 서면 답변서를 통해 북한과 이란을 중국·러시아 다음 가는 위협이라고 평가했으며, 이런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한미 연합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잠재적인 군사적 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주한미군의 준비태세를 유지하는 데 필수 요소”라며 “북한의 어떤 잠재적 위협에도 한미 연합군이 공동 대응할 수 있게 보장해 준다”고 강조했다.
  • ▲ 한 NATO 회원국에 비축돼 있는 B61-11 핵폭탄. ⓒ캐나다 NATO 협회 공개사진.
    ▲ 한 NATO 회원국에 비축돼 있는 B61-11 핵폭탄. ⓒ캐나다 NATO 협회 공개사진.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 주민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고 핵무기와 미사일 시설을 확보·파괴할 것”이라는 애스퍼 지명자의 발언을 두고 “미군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이미 대북 타격 역량을 다 갖춘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실제로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 이전부터 신형 핵무기 개발을 거의 완료한 상태다. 미국과 북한 간 ‘입씨름(Verbal Fight)’이 한창이던 2017년 9월,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한국에 전술핵무기 배치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 의회조사국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가능”

    당시 CRS는 “소련과 합의한 중거리 핵미사일 폐기협정(INF)에 따르면, 사거리 500~5500km의 지대지탄도미사일만 한국에 배치하지 않으면 괜찮다”며 “현재 미국이 보유한 핵무기 비축분 가운데 한국에 배치할 수 있는 것은 B61 계열”이라고 설명했다. CRS는 “B61 핵폭탄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F-15, F-16 전투기에도 장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1968년부터 실전배치된 B61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핵폭탄과 다르다. 폭발력을 0.3kt부터 170kt 사이에서 조절할 수 있으며, 최근에 사용되는 것은 파괴 범위가 매우 한정돼 사용부담을 크게 줄였다. 때문에 ‘스마트 핵폭탄’이라고도 부른다. 크기도 일반적인 1,000파운드(454kg) 폭탄(길이 3.56m, 폭 0.33m, 무게 320kg) 정도에 불과하다.
  • ▲ 테스트 준비 중인 B61-12 핵폭탄. 화강암 수백 미터 지하까지 파괴할 수 있다. ⓒ미공군 공개사진.
    ▲ 테스트 준비 중인 B61-12 핵폭탄. 화강암 수백 미터 지하까지 파괴할 수 있다. ⓒ미공군 공개사진.
    현재 미군이 사용하는 것은 B61-11 폭탄이고, 2024년 실전배치 예정인 B61-12는 개발 완료 단계로 알려졌다.

    ‘B61-11’은 ‘벙커버스터용 핵무기’다. 1997년 실전배치된 ‘B61-11’은 원래 과거 소련의 핵전쟁 지휘시설 ‘코스빈스키 카멘’을 파괴하기 위해 개발했다. ‘코스빈스키 카멘’은 미국의 핵전쟁 지휘시설 ‘카이엔 기지’와 비슷한데, 화강암반 300m 지하에 만들어져 있었다. 미국은 이곳을 파괴하려고 지하 수백m 아래까지 내려가 이중으로 핵폭발하는 폭탄을 만들었다. 이 정도면 북한의 지하시설을 파괴하기에 충분하다.

    미군이 개발 중인 ‘B61-12’는 더 놀라운 위력을 가졌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수집했다는 첩보에 따르면, ‘B61-12’는 이전의 B61 폭탄보다 관통력은 더 강하면서도 핵폭발로 인한 방사능 낙진은 최소화했다. 미군은 또한 B61-11과 B61-12를 F-35에도 장착할 수 있도록 개량하기 시작했다.

    2017년 4월, 미국 'AP통신'은 “미국 샌디어국립연구소는 지난 3월 F-16 전투기를 이용해 B61-12 핵폭탄의 비활성화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비활성화 시험비행’이란 핵탄두를 장착하지 않고 실시하는 투하 훈련이다. 그로부터 2년도 더 지난 지금 미국이 B61-12를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