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국회 패싱' 장관 16명으로 늘어… 한국 "오직 정치판단에 따른 임명"
  • ▲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박성원 기자
    ▲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박성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지난 10일 국회에 청문보고서를 15일까지 재송부해 달라고 요청한 지 정확히 6일 만이다. 이로써 현 정부에서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된 장관급 고위공직자는 16명이 됐다.

    16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오늘 오후 2시40분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윤 신임 총장의 임기는 문무일 현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난 직후인 25일 0시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등 야권 "청문회는 왜 하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윤 후보자의 '위증' 논란을 포함한 도덕성, 정치중립성 위반 등을 이유로 사퇴를 주장했다. 사실상 여야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은 예견된 사안이었다. 다만 해당 기한 내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국회 동의 없이 대통령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놓고 문 대통령이 이번에도 윤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지 여부가 관심사였다. 

    한국당은 "국회 청문회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다. 한국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윤 후보자는 청문 과정에서 온 국민을 상대로 하루 종일 일관되게 거짓말을 자행했는데, 검찰총장이라는 공직의 무게감과 그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거짓말 그 자체로 이미 국민에 의해 부적격 판단을 받은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기용설'도 나돈다. 이에 야권에서는 "윤석열을 낙마시킬 경우 조국 장관 기용이 어려워질 것이기에 분명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후보자 임명은 후보자의 도덕성·업무능력이 아닌 오직 정치판단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국회 문턱 못 넘은 文정부 장관급 16명

    윤 후보자가 신임 검찰총장에 임명되면서 현 정부 들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장관급 인사들 역시 재조명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 고위공직자는 모두 16명으로 늘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송영무 전 국방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홍종학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조명래 환경부장관, 김연철 통일부장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양승동 KBS사장, 이석태·이은애·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등이다.

    문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급 인사를 임명할 때마다 '국회 무용론'이 제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윤 후보자 임명 건 역시 향후 야권의 강한 대여투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임명될 것이란 건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 아니냐"며 "다만 누구보다 깨끗한 척했던 윤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민낯이 드러났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